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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CEO 열전-7] 에어컨 설비회사 '센트럴 텍' 이상민 대표

"남들이 꺼리는 병원 집중 공략"
최근 800만달러 공사 등 의료빌딩 잇단 수주 결실
직원 재교육 투자 최우선…전미주 넘버원 회사 목표

이 회사는 최근 주류 병원로부터 대형 공사를 따내는 등 오히려 호황기를 누리고 있다. 이 회사가 샌타바바러 카운티 소재 골리타 밸리 코티지 하스피털로부터 따낸 공사 규모는 총 800만달러로 최근 완공한 에퀴터블 시티센터의 에어컨 설비 공사가 200만 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이번 공사를 발주한 회사는 세인트루이스에 본사를 두고 있는 ‘HBE’사로, 미국내 의료빌딩 공사에서 1~2위를 다투는 유명한 회사이다. 주류시장을 파고든 비결을 이상민 대표를 통해 짚어봤다.

'불경기가 와도 일이 끊어지지 않는 회사를 만들겠다.'

16년전 '센트럴 텍'을 시작한 이상민(52) 대표의 창업 신념이었다. 이 대표가 '센트럴 텍'을 창업한 1990년대 초반은 지금처럼 어려웠던 시절.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로 접어들면서 실물 경제가 얼어붙었다. 미국에 온 지 10년 에어컨 설비회사에 한 우물만 팠던 그는 막다른 골목에 다달았다. 입사 2년만에 총매니저가 되는 등 초고속 승진하며 성실성 하나만큼은 인정을 받았던 그는 일감이 없자 월급만 축낸다는 생각에 사표를 내고 창업을 하게 된다.

대부분 지인들은 만류했지만 오히려 불경기에 창업을 하게 된 게 전환점이 됐다. 건설공사가 올스톱된 한인타운 대신 주류시장 공략은 '선택'이 아닌 절체절명의 생존 과제가 되었다.

◇에어컨 공사에도 주기가 있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닷컴 열풍으로 실리콘밸리가 가열됐던 시기였다. 곳곳마다 반도체 설비 공장이 증축되면서 에어컨 공사 수요도 폭증했다. 이씨가 창업한 센트럴 텍이 그 길목을 노려 주류 공사를 연거푸 따냈다. 닷컴 열풍이 잠잠해질 무렵 한인사회에는 대형교회 신축 바람이 불었다.

교회는 사람이 많이 모이기 때문에 인원대비 에어컨 용량이 큰 시설을 갖춰야 해 기술 업그레이드에 큰 도움이 됐다. 남가주 사랑의 교회를 시작으로 밸리 비전교회 최근 신축한 은혜한인교회 수양관 등의 에어컨 설비는 모두 그의 회사를 거쳤다. 최근엔 에퀴터블 시티센터 마당 등 대형 쇼핑센터 신축을 눈여겨 보다 공사를 따냈다. 주기를 타면 일감을 찾기가 쉽다는 것도 알게됐다.

◇병원에서 찾은 '블루오션'

매번 새로 공사를 따내야 회사가 운영되는 만큼 마진이 높고 경쟁이 덜한 분야를 찾아야 했다. 그래서 수년 전부터 고심하다 발견한 것이 병원 쪽이었다.

병원의 에어컨 설비 규정은 일반 빌딩 공사보다 규정이 까다로왔다. 병원이 요구하는 특수한 코드에 맞게 도면을 읽고 공사를 진행할 수 있는 있는 기술력을 갖추는 게 가장 중요했다. 2004년 스카이파크 메디컬센터을 시작으로 마틴 루터 킹 병원(2006년) 하버 UCLA 병원(2008년) 에어컨 공사를 잇달아 수주하며 시공능력과 역량을 키웠다.

나중에 알게됐지만 주류 회사일수록 대형공사일수록 이전 실적을 많이 참고한다는 사실이다.

병원 공사 경험이 있는 업체여야 입찰을 할 수 있는 까닭에 경쟁이 덜했고 공사 마진도 일반 공사보다 1.5~2배가 컸다.

◇타인종 직원 고용해야 주류 간다

일반적으로 에어컨 하면 한인들은 막노동 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 에어컨 설비 협회나 컨퍼런스에서는 유색인종이 운영하는 회사를 거의 찾기 힘들다. 공사를 수주하거나 시공할 때 눈에 보이지 않는 인종차별을 경험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프로젝트 매니저 서비스 매니저 등 주요 자리를 타인종 직원으로 채용하면서 이같은 고민을 덜게 됐고 오히려 주류회사의 업무 방식을 배우는 계기가 됐다. 또 이들과 일하며 이민 1세인 이 대표가 합리적인 의사결정과 미국 문화를 습득하게 된 것도 큰 수확이었다.

또 사장 인맥으로 공사를 따내면서 발생하는 가격 후려치기 편법 공사 등의 문제도 타인종 직원이 관리하면서 자연스럽게 없어졌다.

최상태 기자 stchoi@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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