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가 뜬다] 타인종이 보는 막걸리, "달콤하고 부드러워···톡 쏘는 맛도 일품"
즐겨 마시는 '맥주+와인' 보다 매력적
"유럽에서 팔아도 충분히 경쟁력 있다"
한식을 먹기위해 코리아타운을 찾은 타인종들이 최근 한인사회에 막걸리의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막걸리 한잔'을 시도하고 있다.
동행한 한국인 친구의 권유나 호기심에 막걸리를 마시고 그 맛에 흠뻑 취하고 있다. 이들이 꼽는 막걸리의 매력은 '달콤함'과 맥주와 와인을 섞은 듯한 '특이함'이다.
막걸리 애호가를 자처하는 에릭 맥다이어씨는 4개월전 처음 막걸리를 접한후 1주일에 한번 정도는 막걸리를 구입하려 한인마켓으로 찾는다고 했다. 그는 "막걸리의 달콤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좋았다"며 "무엇보다도 맥주와는 다른 '가벼움(Light)'과 와인에서 느낄 수 있는 부드러움이 공존하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타인종 중에는 남성들보다는 여성들이 막걸리를 더욱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한 알코올 향이 없는데다 샴페인이 주는 '톡 쏘는 맛(Sparkling)' 때문이다.
갈비와 막걸리를 즐긴다는 직장인 조앤 앤더슨씨는 "생막걸리의 톡쏘는 맛이 좋다. 그러면서도 부드럽고 달콤하다. 흠잡을때 없는 술이다"라며 "한가지 단점을 꼽자면 너무 많이 마시게 된다는 점"이라고 웃었다.
평소 한국음식을 즐기는 베로니카 프랑코씨는 얼마전 한인 친구들로부터 막걸리를 접한 후부터 열렬한 팬이 됐다. LA인근 노스 할리우드에 거주하는 그는 1주일에 한번씩 한인 마켓을 찾아 '막걸리 장'을 보러다닐 정도다.
프랑코씨는 "평소에 친구들과 요구르트 소주를 즐겼는데 막걸리는 요구르트 소주와 비슷하면서도 깊은 맛이 매력적"이라며 "숙취가 없고 순한 맛에 이제는 즐기는 술이 됐다"고 말했다.
유럽인들도 막걸리의 맛에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다양한 종류의 와인과 맥주에 익숙한 그들에게 막걸리는 신선하면서도 부드럽게 어필한다. 스웨덴 출신의 캘스테이트LA 교환학생인 프레자 올슨씨는 "평소 맥주와 와인이 혼합된 '와인-비어'를 즐겨먹는데 막걸리는 목으로 넘길때 비슷한 느낌이지만 맛은 더욱 고소하며 달콤하다"며 "스웨덴에서 판매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막걸리가 '밍밍해서 별로 맛이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왜 지금 막걸리인가, 건강·맛·저알코올 통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막걸리 열풍의 이유로 '웰빙바람에 따른 재발견' '향상된 품질' 지난 2001년 실시된 판매구역 제한 폐지에 따른 '경쟁력'을 꼽는다.
막걸리는 다량의 유산균과 각종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성분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지며 젊은 층으로부터 사랑을 받기 시작했다. 숙취 및 트림을 유발하는 요소들을 제거하고 2004년 과실 원액을 20까지 넣을 수 있도록 규제가 더욱 완화되면서 '맛' 자체가 좋아졌다.
무엇보다 한식세계화 추진 과정에서 우리의 술로 재조명.부각되면서 유행이 됐다. 젊은 층이 가장 많이 모인다는 홍대앞에는 막걸리 전문점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지역농업 육성을 위해 타지역에서의 판매를 금지했던 '판매구역 제한법'이 없어지면서 경쟁력이 강화됐고 수준이 떨어지는 제품들은 시장에서 자연도태됐다.
막걸리는 이처럼 과거 모든 불리한 조건들을 툴툴 털어버리고 화려하게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향후 '프리미엄 막걸리'가 개발되면 막걸리 돌풍의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 타주에선…연령대 상관없이 구입
▷애틀랜타
애틀랜타의 한인 유통업계와 주류 도.소매 업체들은 막걸리 매출 증가에 신이 났다. 작년보다 평균 15%이상 판매가 늘었기 때문이다. 둘루스 소재 H마트 그로서리 매장 관계자에 따르면 막걸리 세일판매 기간동안 일주일에 50박스 이상이 팔려나갔다.
도라빌 H마트의 김경석 소장도 "작년보다 막걸리 판매가 15~20%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둘루스 소재 월드 비버리지의 최영복 사장은 "작년만해도 일주일에 한 박스(15병) 정도가 판매되던 것이 올해는 5~6박스로 늘어났다"며 "일본 막걸리를 찾는 미국 고객들에게도 한국 막걸리를 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가주
베이지역에서도 막걸리 품귀현상이 일어나 한인 마켓들은 없어서 못 파는 지경이다.
샌프란시스코 국제마켓 이교출 식품담당 매니저는 "그간 포천 이동.일동 막걸리 서울 막걸리를 병 종이팩 동동주 등 다양한 종류로 취급해왔지만 올해는 특별히 인기가 급증하면서 브랜드에 관계없이 모두 잘 팔리고 있다"며 "특히 이번 달부터는 공급은 줄었는데 수요는 늘어 전부 매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오클랜드 코리아나플라자 박춘선 매니저는 "연초에는 고객들이 서울 장수막걸리를 많이 찾았는데 일본 수출량이 확대되면서 미국까지는 물량 조달이 불가능해짐에 따라 이동 막걸리를 취급하고 있다"며 "브랜드에 관계없이 매출은 연초보다 30% 가량 늘어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DC
대사관들이 집중되어 있는 워싱턴DC 지역도 막걸리의 인기가 서서히 높아지고 있다. 아직 타 지역에 비해 뜨거운 반응은 아니다. 전통주로서 구색용으로 갖추고 있지만 한인들은 많이 찾고 있지 않다. 우래옥의 강정선 지배인은 "일본 사람들과 미국인들 중에 막걸리에 대한 반응이 괜찮은 편"이라며 "다른 국가 외교관 등은 추천으로 1잔 정도는 드시는데 더 찾지는 않더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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