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글 시카고] 한 겨울에 쓴 편지
배미순/시인
밤새 당신을 지켜줄 가로등도 있고 오색 츄리를 매단 나무들도 있어요. 어두운 예감일랑 모두 버리세요.그리고 이 한 겨울에도 땅속에 박은 뿌리를 믿고 편안한 나무들처럼 당신의 시린 발 편안히 뻗어 보세요. 슬픔이 그대의 성(城)이었나요, 고통이 그대의 울타리였나요? 당신 곁을 미련없이 떠나가 버린 것들 되돌아보지 말고 아직 당도하지 않은 것들 바라 보세요.
보이지요, 아주 잘 보이지요?
어둠속에서 더 눈부신 불빛처럼 이젠 스스로를 밝혀줄 꿈을 꿀 차례입니다. 여유만만, 야심만만한 꿈들을…. 꿈은 잠잘 때만 꾸는 것이 아니라 낮에도 밤에도 꿀 수 있는 것. 당신 내면이 얼어붙지 않게 이 빈 자리, 빈 벤취에 앉아 꿈을 꾸세요. 별은 하늘에만 있는 것이 아니므로, 당신이야말로 찬란한 별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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