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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프라이데이 르포] 밤샘 열기…전날 저녁 7시부터 장사진

32인치 TV 60대, 딱 10분만에 동나
경찰까지 출동해 사고 예방 '진땀'

특히 한해 소비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연말 쇼핑시즌의 결과를 미리 예측해볼 수도 있다.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가 이뤄진 한인업체 및 주류업체를 찾아 세일 열기를 체험했다.

블랙 프라이데이를 하루 앞둔 26일 오전 9시쯤. 추수감사절 당일이었지만 오렌지카운티 비치 불러바드와 가든 그로브 길 인근에 있는 텔레트론 전자앞은 휴일을 비웃듯 인산인해를 이뤘다.

올해에는 예년과 달리 블랙 프라이데이 전날인 추수감사절부터 블랙 프라이데이 세일을 실시하면서 연휴를 반납한 쇼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업소 오픈 시간인 오전 10시가 가까워지자 긴 줄은 그 끝을 가늠하기가 힘들었다. 업소측은 이날 평소 세일때보다 3~4배 가량 많은 약 500여명 이상의 고객이 몰린 것으로 추산했다. 일부 손님들은 긴 줄을 보고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줄 가장 앞자리를 차지한 베트남계 남성은 "TV를 사기 위해 전날 저녁 7시부터 줄을 섰다"며 "몸은 피곤하지만 한정 판매되는 TV를 손에 넣을 수 있어 기분은 최고"라며 환하게 웃었다.

새벽 4시부터 줄을 섰다는 한인 최모(LA.주부)씨는 "LA에서 바쁘게 내려왔는데 새벽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수십명의 사람들이 이미 줄을 서 있었다"며 "꼭 사고 싶은 텔레비젼이 있어남편과 교대로 줄을 서고 있는데 내 앞에서 딱 떨어질 거 같은 느낌이 든다"며 불안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새벽부터 긴 줄이 이어지면서 업소 직원들까지 덩달아 바빠졌다.

업소 안으로 바쁘게 물건을 채워넣는 직원들틈에서 한인 여성 직원이 나와 손님들에게 커피를 돌렸다. 이 직원은 "주류 업소들의 경우 블랙 프라이데이때 긴 줄이 늘어서면 고객들을 위해 음료 서비스를 한다는 얘기를 듣고 커피를 준비했다"며 "불경기와 추위에 지친 고객들의 몸과 마음이 조금이라도 풀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업소 오픈 시간이 되자 직원들과 고객들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줄 뒤쪽에 있는 사람들이 앞사람을 밀어 줄이 헝클어지자 여기저기서 고성이 터져나왔다. 결국 경찰이 나서 이들을 제지했다.

현장에 출동한 스탠튼 경찰국의 경관은 "새벽부터 경찰서에 새치기를 한다 질서가 안 지켜진다 싸움이 났다는 신고가 계속 접수돼 현장에 나왔다"며 "혹시 발생할 지 모르는 안전 사고 예방을 위해 최선을 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때면 가장 인기를 끄는 베스트바이나 타겟에도 비슷한 풍경이 빚어졌다.

베스트바이와 같은 몰에 있는 웨스트 할리우드 타겟에 기자가 도착한 것은 새벽 3시50분. 이 쇼핑몰에는 이미 3000여명의 쇼핑객들이 줄을 지어 매장 오픈 시간인 새벽 5시를 기다리고 있었다.

길게 늘어선 줄의 맨 앞에서 함박웃음을 짓고 있던 2명의 여학생들은 "어제(26일) 저녁 7시부터 기다리고 있었다"며 "바로 옆 베스트바이에선 그 시간에도 이미 80여명이 줄을 서고 있었다"고 말했다.

무엇을 사러 왔냐는 질문에 인근에 있던 10여명이 일제히 "TV!"를 외치며 환호한다. 한 타겟 직원은 "올해는 지난해보다 할인 품목이 5배 이상 많고 TV 가격이 주요업체들 중 가장 낮아서 더욱 사람이 많은 것 같다"는 나름의 분석도 내놓았다.

새벽 4시부터 안전을 위해 출동했다는 LA카운티 쉐리프국의 맨도자 오피서는 "타겟에서 도움을 요청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라고 설명하면서도 쇼핑객들에 '질서정연하게(Nice and Orderly)'를 주문하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

드디어 모두가 고대하던 5시.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터져나오며 문이 열리고 입장이 시작된다.

역시나 모두의 발길은 TV가 모여있는 곳. 32인치 TV 60여대는 정확하게 10분만에 모두 동이 났다. 이날 타겟을 찾은 쇼핑객들의 구매 1순위였던 TV가 동이 난 것을 확인하자 4명의 가족들이 일사분란하게 작전대로 흩어지는 모습도 보인다.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셀폰을 잡고 "40인치라도 살까" 묻는 한 중년 남성의 모습에선 안타까움마저 묻어난다.

6시30분이 다 돼 차에 올라타자 멀리서 동이 터오지만 쇼핑몰으로 들어서는 차량의 행렬은 계속되고 있었다.

염승은.곽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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