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영사관 “어학연수생 주검 재수사 공식 요청”
비자 만료 임박 “내년 1월 귀국” 가족에 이메일
자살 단서로 볼 수 있는 한가지 서류는 바로 취업비자다. 송씨는 지난해 11월20일자 취업비자(Work Permit) 및 학생비자(Study Permit)를 가지고 밴쿠버로 입국했다. 그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으나 정식 취업은 어려웠다.
이에 토론토지역이 상대적으로 취업 기회가 많을 것으로 판단, 지난달 11일 거주지를 옮겼으며 열악한 월세방의 환경에 불만을 가지고 다시 이사할 집을 잡아놓은 상태에서 사체로 발견됐다.
송씨의 핸드폰과 노트북 등의 기록은 지난 7일이 마지막이다. 바로 송씨의 취업비자 기간이 만료된 다음날이다. 연방이민성은 송씨에게 2009년 11월6일 만료의 취업비자와 2010년 2월6일까지의 학생비자를 발급했다.
송씨는 최근 여동생에게 “일자리 구하기 힘들어 내년 1월말 한국으로 갈 예정”이라는 이메일을 보냈다. 취업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학생비자 만료에 임박해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을 했던 것. 이에 가족들은 “고생하지 말고 집에 오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것이 자살동기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가족들의 주장이다. 송씨의 언니 희영씨는 “자살은 분명한 이유가 있어야 하고 유서나 우리에게 어떤 흔적을 남겼어야 한다”며 “유품 어느 것에서도 근거를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송씨의 부친은 “평생 억울함을 끌어안고 살아갈 수 없고, 유학생들이 유사한 피해를 당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에 모든 것을 밝히는 것”이라며 “문이 낮아 목을 매기 어려워 보였다. 경찰은 외상이 없고 노무현 전대통령의 자살기록이 나와 이를 근거로 했으나 취업을 위한 자료였다. 정확한 재수사를 원한다”고 말했다.
또 “지난 18일 현장에 가보니 중국계 집주인이 물건을 지하실로 치워 놓았고 이미 다른 세입자가 있었다. 매우 낡고 지저분한 집이었다”면서 “노트북과 지갑은 경찰이 전해줬고 핸드폰과 노트 등의 서류는 토론토총영사관에서 받았다”고 덧붙였다. 송씨 가족은 21일 유골함을 갖고 한국으로 떠났다.
토론토총영사관은 이 사건과 관련, 유가족들의 재수사 요구 내용을 관할경찰서(토론토경찰국 14지구대)에 전달하고 사건을 처음부터 재수사해줄 것을 요청했다.
진정무 경찰영사는 24일 “유가족들의 재수사 요구사항을 담은 메일을 작성해 관할경찰서 담당형사에게 보냈다”며 “담당형사가 재수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수사를 다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씨는 충청남도 대전에 있는 목원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방송PD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주)한국레저낚시방송 FSTV, 매일경제 TV뉴스채널인 MBN, SBS방송의 ‘뉴스추적’ 프로그램 섭외 및 편집보조 등으로 단기간 근무했었다.
(김효태 기자 htkim@joongangcanada.com)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