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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이유 없다” 재수사 요구…어학연수생 송희명씨 의문사

"유서 등 흔적 없어... 숙소 옮기려 선금 지불”

(속보) 토론토에 어학연수 및 취업차 방문한 한인 여성 송희명(32)씨가 지난 13일 블루어 한인타운 인근의 주택(18X Bartlett, 블루어-더퍼린) 월세방에서 숨져있는 상태로 발견된 가운데 경찰은 자살로 단정했으나 유가족들은 “자살할 이유가 없고 유서 등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았다”며 재수사를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21일 노스욕의 임시거주지에서 만난 송씨의 부모와 언니, 동생, 큰아버지 등은 “지난 10월23일 마지막 통화에서 ‘엄마나 잘 있어... 잘 있는데 왜 걱정해... 인터넷이 잘 안돼서 연락 못했어’라고 말했다”며 “월세방 환경이 열악해 다른 곳으로 이사하려고 이미 알아봤고 10월21일 선금 300달러까지 낸 상태였다”고 밝혔다.

가족들은 “그동안 가족들과 주로 인터넷 전화와 화상 채팅으로 연락해왔으나 토론토 거주지는 인터넷 사용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무작정 믿고 밴쿠버에서 왔다가 생각보다 지저분해 다른 이사할 곳을 정했다. 이 과정에서 집주인 이었던 중국계 40대 남자와 다퉜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송씨는 밴쿠버에서 1년간 거주한 후 지난 10월11일 토론토로 이주했다. 중국계로 알려진 주인은 경찰에서 8일 송씨가 나가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봤다고 진술했으며 송씨의 핸드폰과 노트북 사용은 7일까지 밖에 없었다.

경찰은 집주인의 말에 따라 8일에서 13일 사이에 송씨가 자살한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에 따르면 부검결과 타살이나 저항한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가족들은 8일에는 전혀 핸드폰과 노트북 사용이 없었다는 점과 집주인이 11일까지 방을 비워달라고 하고 13일에 가서야 2층에 세들어 있는 사람과 함께 문을 열어봤다는 것에 대해 의아해 하고 있다.

경찰 수사에서 집주인은 “11일까지 방을 비워주기로 돼있어 청소를 하려고 가보니(13일) 문이 잠겨있었다”며 “틈새를 통해 문에 기대있는 것을 봤고 이에 2층 세입자와 함께 와 문을 열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송씨가 방문 위쪽에 쇠고리를 걸고 스카프를 묶어 목을 맨 자살로 단정하고 있다. 그러나 가족들은 유서나 어떤 메시지도 남기지 않았으며 유품에서 자살 흔적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생활비도 크게 압박을 받은 상태는 아니었다. 송씨의 TD은행 영수증에는 11월2일 현재 617달러의 잔고가 있었고 한국에서 결재하는 신용카드를 비상용으로 가지고 있었다.

송씨의 부모는 충청북도에서 농사와 과수원을 운영하며 두 자매는 직장을 가지고 있어 뒷바라지가 가능했다. 가족에 따르면 사귀는 남자도 없어 이성문제로 고민하지도 않았다.

단, 경제적인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해결하려는 성격이 강했으며 최근 여동생에게 “이제 사람만나는 것이 겁난다”는 말을 한 적은 있다. 이에 대해 가족들은 “취업을 하기위해 노력하다 벽에 부딪치자 하소연 한 것이다”라며 “심각한 분위기가 아니었다. 자매사이에 흔히 주고받을 수 있는 대화였다”고 주장했다.

아버지 송씨는 “자살할 사람이 11일자로 이사할 곳을 잡아놓고 계약금까지 걸어놓겠나”라며 “토론토에 오자마자 방이 맘에 안 든다고 했다. 그방 월세금 준 영수증은 아무리 찾아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18일 현장을 가보니 이미 다른 세입자가 들어있어 방을 확인하지 못했다. 문은 낮은 편이었으며 스카프도 아직 못 봤다”면서 “유품은 지하실에 치워져 있었다. 월세 때문에 다퉜을 가능성이 있다. 부모가 힘들어 할 것을 알면서 자살할 아이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외상이 없고 목을 졸린 데다 송씨의 자료에서 노무현 전대통령의 자살기록이 나온 것도 근거로 지목했다. 이에 대해 가족은 “방송 PD가 꿈이었다. 취업에 자신의 글 능력을 나타내려고 만든 것뿐인데 엉뚱하게 자살 사유로 둔갑했다”며 “마지막 부분에 이를 적어 놨었다. 수사가 미흡해 재수사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김효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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