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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 닌자 어새신] 살인병기로 다시 태어난 월드스타 '비'

고난도 액션 … 미숙한 대사 ·감정 연기 커버

감독 : 제임스 맥티그
출연 : 비(정지훈), 나오미 해리스, 쇼 코스기, 릭 윤
장르: 액션, 스릴러
등급: R


비가 '괴물'이 됐다. 피칠갑을 한 채 날 선 검과 표창과 쇠사슬을 휘두르는 모습에는 우리가 알고 있던 댄디하고 섹시한 매력남 비는 없다. 징글징글하도록 이글대는 분노와 복수심으로 이를 악 문 낯선 비 뿐이다. 마치 '높고도 견고한 할리우드이라는 성을 넘기 위해 죽기 살기로 온몸을 던져야 했다'고 절규하는 것만 같다.

오는 25일 전세계에서 동시에 개봉되는 영화 '닌자 어새신(Ninja Assassin)'은 우리가 입버릇처럼 '월드스타'라 불러왔던 비가 진정 '월드스타'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인가를 가늠할 첫 주연작이다.

비가 맡은 역은 라이조. 닌자를 키워내는 비밀 조직 '오주누파'에서 살인 병기로 키워진 라이조는 첫 사랑이 조직에 의해 무참하게 처단되자 오주누파를 떠나 복수극을 벌인다.



'닌자 어새신'의 단독 주인공을 맡은 비의 무술 연기는 눈물 겨울 정도로 처절하다. 그는 진정 몸을 아끼지 않았다. 좀 더 멋있게 근사하게 화면에 나오고자 하는 욕구마저 버린 듯 보는 이의 눈을 찌푸릴 만큼 잔혹한 모습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피나는 노력 끝에 빚어낸 조각 같은 몸으로 대역 없이 고난도 무술 신을 소화하는 장면들은 액션 배우로서 할리우드를 공략해 볼 만한 그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누가 봐도 혼신의 힘을 다했음이 명백한 그의 고난도 액션 연기 덕에 여전히 조금은 미숙한 영어 대사 처리나 감정 연기 등은 너그러이 넘어가 줄 법하다.

제임스 맥티그 감독은 액션 신마다 멋을 있는 대로 부렸다. 덕분에 날카로운 표창이 허공을 가를 때마다 귓불이 베어져 나갈 듯 오금이 저려오고 닌자들의 살덩이가 떨어질 때마다 펄떡펄떡 솟는 피가 손에 묻는 듯 생생하다.

'매트릭스'를 연상시키는 카메라 워크와 특수효과는 생동감을 넘어 멀미가 난다. 꽃잎이 흐드러지듯 불똥이 흩날리는 '오주누파'의 비밀 기지 속에서의 마지막 결투신은 차라리 아름답단 생각마저 들게 한다. 영화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까지 단 한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이 액션 신이 이어지다 보니 영화가 끝난 후엔 격한 피로감이 몰려들기도 한다.

다만 캐릭터의 감정과 행동에 조금의 설득력도 실어 주지 못하는 빈약한 스토리라인은 '닌자 어새신'의 치명적 약점이다. 첫사랑의 죽음은 주인공 라이조가 조직을 배반하고 무시무시한 복수를 꿈꿀만한 충분한 동기가 되지 못한다.

영화 중반부터 라이조와 운명 공동체가 되는 유로폴 요원 미카와의 관계 역시 이도 저도 아닌 미적지근한 사이에 멈춰 있다. 한마디로 '닌자 어새신'의 스토리는 영화를 흥미진진하게 보도록 만들어주는 동력에 단 1%도 기여하지 못했다. 때문에 비의 고군분투는 영화 속에서 더욱 빛나지만 한편으론 안쓰럽기도 하다.

이경민 기자 rache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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