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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간의 첫 아시아 순방 오바마, 그를 보는 시선들…

NYT "유럽서 빛났던 매력, 아시아서 힘 잃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첫 아시아 순방은 미국의 쇠퇴와 중국의 부상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오바마는 아시아를 존중하는 행보를 보인 반면, 한·중·일 정상들은 독자적인 목소리를 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이어져 온 미국과 아시아 관계의 대격변을 예고했다.

미·일 동맹 동상이몽 확인
오바마는 아시아 순방에서 거센 물결과 조우했다. 유럽·아프리카·중동 순방에서 빛을 발했던 그의 매력은 위안화 절상(중국), 무역(중국·싱가포르·한국), 안보(일본)와 같은 현실 앞에서 힘을 잃었다. 특히 중국 순방은 험난했다. 중국 정부는 젊은 공산당원들을 동원해 오바마의 상하이 타운홀 미팅의 의미를 격감시켰다.
오바마도 중국의 인터넷 제한과 언론 자유에 대해 돌려 말하는 정도에 그쳤다. 일본에서는 동맹을 강화하려는 미국과, 대미(對美) 의존을 줄이려는 일본이 ‘동상이몽(同床異夢)’ 상태였다. 오바마에겐 북핵 문제 등에 대해 협조해 온 한국이 가장 편한 순방국이었을 것이다.

경제 정책 훈계 받아
오바마는 중국 방문에서 만리장성에 부딪쳤다. 경제 정책에 대해 중국 지도자들의 훈계를 받았고, 인권 문제는 무시됐으며, 평범한 중국인과 접촉하려는 노력은 제한받았다. 이번 순방은 실질적 결과보다는 이미지가 지배했다. 오바마가 아키히토(明仁) 일왕(일본에선 천황)에게 90도로 허리 굽혀 인사해 논란이 일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자유무역을 역설할 때 오바마는 불만스러워하면서도 무기력한 인상을 남겼다. 위안화를 절상하라는 오바마의 요구에 대해서도 중국 정부는 단호히 대처해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는 데 주저함이 없는 모습을 보였다.

중·미는 더 멀리 봐야
오바마는 취임 이후 대중(對中) 관계를 잘 처리해 왔다. 양국의 정치적 상호 신뢰는 부단히 강화돼 왔다. 이번 방문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는 전략적·장기적 시각에서 양국 관계를 다루게 됐다는 것이다.
이로써 양국 관계는 더 높은 차원으로 발전할 것이다. 이번에 발표한 ‘중·미 공동 성명’에 이런 성과가 잘 표현돼 있다. 계속될 양국의 전략·경제 대화, 군사 교류의 수준과 빈도 증가, 글로벌 경제와 관련된 문제, 지역 안보의 민감한 현안 등 중·미 관계의 폭과 깊이는 이전과 확연히 달라질 것이다. 양국 관계가 발전함에 따라 두 나라는 더 높은 곳에 올라, 더 멀리 봐야 할 것이다.

중국 없이 해결책도 없다
오바마의 방중을 계기로 중·미 관계가 두 나라뿐 아니라 글로벌 범위에서도 새롭게 정립되는 전환점을 맞았다. 중·미 관계의 핵심은 상호 신뢰와 의존성 심화다. 자본·자원·노동력이 날이 갈수록 긴밀하게 결합되고 있다. 양국은 한쪽이 손해 보면 둘 다 손해가 되는 구조로 엮여 있다.
금융 위기뿐 아니라 기후변화·핵확산 금지 등 글로벌 현안에서도 중국이 빠지면 해결점을 찾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중국은 자국의 발전이 미국과 그 동맹국의 희생을 바탕으로 하지 않는다는 점을 미국에 이해시켜야 한다. 미국의 대중 정책도 티베트·신장·대만 문제 등 중국의 핵심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 것이어야 한다.

기후변화회의 진전
미·중 언론은 정상회담 보도에 대조를 보였다. 중국 언론들은 회담의 성과를 강조한 반면, 티베트와 인권 문제는 무시했다. 오바마가 기자회견에서 밝힌 “중국 정부와 달라이 라마 측과의 대화를 지지한다”는 말은 중국 언론에서 빠졌다. 반면 미국 언론은 인권 문제에 소극적 입장을 보인 오바마의 자세를 비판했다.
미·중은 공동 성명을 통해 12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회의를 위해 진전된 합의를 했다.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의 온실가스 삭감 목표와 중국 등 신흥국을 포함한 개발도상국의 삭감 대책을 구체화하기로 한 것이다.

미·중 갈등의 불씨 남아
미국과 중국이라는 체제를 달리하는 두 강대국이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실리 우선의 관계를 구축할지 주목된다.
세계 불황·환경 문제·핵확산 금지 등에서 양국이 협력하면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 영향이 세계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크다. 그러나 티베트와 대만 문제는 양국이 양보할 수 없는 사안으로 보인다.
미·중 국교정상화 30주년을 맞이한 해에 양국 대화의 의미는 가볍지 않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오바마는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의 회담에서 “알맹이 있는 대화가 됐다”고 말했다. 경제뿐 아니라 안보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자는 의향을 피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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