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 전미한인복지협회 이종구 회장 "어려운 이웃 위해 쉘터 만들었으면···"
노인들 점차 느는데 서비스 '답보'
파피꽃·원앙데이트는 인기 행사
무슨 한인회장 선거 공약이 아니다.
해마다 노인들을 위한 원앙데이트 건강세미나를 개최하는 이종구 전미한인복지협회장을 만나서 들은 뜻밖의 청사진이다.
물론 뜻이 있는 인사들의 기금모금이 선행되야 하는 프로젝트지만 말이다.
벌써 세운지 12년된 전미한인복지협회지만 봉사자 몇명과 회장으로 운영되는 군소단체다. 이제까지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은 적도 없다.
애시당초 그런 지원을 기대하고 만든 단체가 아니고 이종구 회장 말대로 어떻게 하다보니까 그렇게 하게된 일들이 지원은 커녕 관심조차 없는 상태다. 전미 한인복지협회의 사무실은 한인회관에 있다.
하는 일은 대부분 상담이다. 사회복지 라이선스를 가진 소셜 워커가 상주하면서 노인들의 각종 복지 업무를 돕고 있다.
직원도 있다. 2~3명뿐이지만 하루 4시간씩 파트타임 인턴을 쓰고 있다. 그런데 말이 인턴이지 55세가 넘는 직원들이라서 굳이 따지자면 '노인인턴'이다.
이곳 인턴의 경험을 발판삼아 다른 곳에 취직한 사람도 많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직원을 자주 바꾼다. 여러사람들에게 기회를 많이 주기 위해서. 정부 지원도 못받고 그렇다고 마땅한 수입원도 없는데 '노인인턴'은 어떻게 운영될까. 봉사정신만으로 이들에게 업무를 맡길 수 없기에 NAPCA라는 비영리단체에서 임금을 지원받는다.
"혼자 살게 되는 노인 인구는 점점 늘고 있는데 도와주고 지원해주는 곳은 변함이 없습니다. 오히려 기존 단체 중 일부는 노인에 대한 서비스가 우선 순위에서 밀리는 느낌마저 갖습니다."
그래도 무슨 펀드소스가 있어야 단체가 운영되는 것 아닌가. 안타깝게도 협회의 펀드소스 중 렌트비 유틸리티 비용을 내는 것은 이종구 회장의 사비다.
대부분 소셜 시큐리티 받은 돈과 은퇴한 부모를 위해서 네딸이 보조해 주는 용돈이다. 소셜시큐리티도 어차피 정부에서 나오는 것이니까 정부지원이라고 쳐야 하나. 이종구 회장은 잘 늙지도 않는 것 같다. 너무 바뻐서 나이를 천천히 먹고 있다고 웃는다.
3월이면 노인들을 모시고 랭캐스터의 파피꽃 구경을 가야 한다. 5월에도 단오절 맞이 원앙데이트를 한다. 노인들에게 춤과 노래 음식을 대접하는 시간을 갖는다.
그래도 이 행사를 하면 타운의 여러 기업체가 도네이션을 해줘 참가한 노인들의 양손에 뭔가 선물을 들고 귀가할 수 있도록 배려할 수 있다. 10월이면 노인들의 건강을 생각해서 건강세미나를 열고 독감 백신을 무료로 제공한다. 이렇게 이종구 회장이 '봉사에 대한 눈'을 뜨게 된 계기는 뭘까.
그것은 남다른 '눈'이 있기 때문이다. 73년 이민 후 밤청소 페인트 등 온갖 고생을 하며 살다가 96년 네딸을 시집보내고 은퇴를 했다. 그냥 나머지 삶을 즐기며 쉬며 살아도 될만한데 '눈'이 봉사를 하도록 그를 가만놔두지 않았다.
자신은 젊은 노인이지만 나이든 노인들을 위한 일들이 '눈'에 보였다는 것이다.
그의 중기 플랜은 앞에서도 언급한 3층짜리 주상복합 건물이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 당장 살던 집에서 나오게 된 사람들을 위해서 적은 액수로 기거하게 할 수 있는 300유닛 정도의 쉘터를 구상하고 있다. 이회장은 물론 그것을 자신의 돈으로 할 수 없다는 것도 잘안다.
하지만 누군가가 커뮤니티에 대한 봉사로 다운페이를 해준다면 제대로 운영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럼 그의 장기 플랜은 뭘까.
한인 타운 한복판에 30채 정도의 하우스를 건축해서 하루 10달러를 받고 빌려주는 것이다.
중기 플랜의 경우 셸터지만 이 경우는 타운에 있는 병원에 입원하는 환자들의 가족들을 위한 공간으로 병간호를 하고 아침먹고 점심 도시락 싸주고 저녁까지 해결해주는 시설이다.
"5년전에 무슨 일로 텍사스에 갔는데 병원 옆에 가족들을 위한 시설을 봤습니다.
환자가 있으면 나머지 가족들의 생활이 엉망이 되기 쉽죠. 그래서 생각해봤습니다."
그에 의하면 이미 타운에는 연로한 1세들이 늘어나서 힘들어하는 가족들이 많은데 이에 대한 마땅한 대책이 없어서 생각해 본 것이라고 한다.
바로 이종구 회장의 '눈'이 부러운 순간이다.
그의 '눈'에는 노인 특히 한인 노인에 대한 애정이 깃들여 있어서 남들이 하지 않는 여러가지 이벤트로 바쁜 것이다.
만약 이런 '눈'이 돈을 버는데만 썼다면 '봉사의 눈'이 뜨였을까.
그의 사람에 대한 '연민'과 '사랑'으로 가득찬 '눈'이 부럽다.
장병희 기자 chang@koreadaily.com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