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미래은행 피소···한인은행가 술렁 "착잡하다-두렵다" 경영 자성 목소리도
투자 유치 신중하게…묻지마 투자도 경종
'절대 망할 일이 없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던 한인 은행가에 첫번째 폐쇄 사례가 나온데 따른 충격이 어느 정도 가라앉기 무섭게 투자자들의 소송건이 터져나온 것이다.
은행가에서는 미래 측에 대한 동정섞인 반응도 나오고 있지만 '앞으로 이런 일이 생겨서는 안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주를 이루고 있다.
혹여나 은행이 문을 닫게 됐을 경우 소송에 휘말려들 가능성이 높은 고위급에서는 '착잡하다' '두렵다'는 말이 나온다.
A 은행장은 "소송하는 투자자들이나 방어해야 할 은행쪽이나 서로 피해자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상장사와 달리 투자 관련 규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비상장 은행들에서도 투자유치에 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기본을 되새기게 됐다"고 말했다.
B은행의 고위 간부는 "말로만 떠돌던 일이 실제로 일어나니 은행 간부로서 두렵다는 생각이 든 게 사실"이라며 "은행 경영 하나하나에 더욱 많은 주의를 기울이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사건이 미주 한인사회의 고질병인 막무가내식 투자 및 투자유치에 경종을 울리는 기회가 되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목표 달성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투자자들을 현혹시키는 쪽이나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안전하고 고수익이 보장된다'는 말에 덥썩 돈을 맡기는 투자자 양쪽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다.
C 은행장은 "무작정 좋은 기회니 투자하라고 권유하는 쪽도 문제지만 정확한 정보도 알아보지 않고 덥썩 돈을 맡기는 한인들의 '묻지마'식 투자 관행도 제발 좀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흥미로운 점은 은행 고위 간부들의 반응과 달리 일반 행원은 이번 사건을 '남의 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D은행 직원은 "윗분들이야 긴장이 되는 모양이지만 늘어난 업무량으로 하루하루가 고단한 일반 행원들은 더이상 한인 은행가에 부정적인 소식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 뿐"이라며 "미래가 폐쇄된 이후 많은 은행들의 사내 분위기도 예전같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미래뱅콥측은 루리&박 변호사 사무실의 대니엘 박 변호사를 선임하고 소송에 대응하기로 결정했다.
염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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