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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김 당선 이후…김창준 전 연방 하원의원, 차세대 정치 후배에 바란다

"한인만이 아닌, 전체주민을 위해"
"한인정치인 탄생 큰 의미
2세들은 끊임없는 도전을"

마크 김 당선 2주가 지난 시점에서 김창준(70) 전 연방 하원의원을 만나 ‘한인 정치후배에게 던지는 메시지’를 들어봤다.

그는“마크 김의 당선은 한인사회가 주류사회로 나아가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쾌거”라며 “우리에게는 이제 어느 정당인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한인 정치인이 배출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은 1992년 한인으로는 처음으로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된 뒤 연거푸 3선을 연임한 ‘성공한 한인 1세’의 대표주자다.

이같은 이력은 한인으로서는 최초인 동시에 지금도 깨지지 않은 기록으로, 김 전 의원 이후 한인 연방 하원의원은 아직 배출되지 않았다. 그런 그가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최근 버지니아에서 치러진 총선 결과와 마크 김 등 2세 정치 신예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을 전했다.

-지난 총선에서 마크 김이 당선됐는데.

“참 잘된 일이다. 일단 한인이 주류 정치사회에 진출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여기에는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정당은 중요치 않다. 공화당 출신인 내가 마크 김을 공식 지지한 것도 이런 이유다. 일단은 유능한 한인 정치인들이 많이 배출돼야 한다. 마크 김은 이제 주하원을 2~3차례 연임하고 연방 정계로 과감히 진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마크 김 승리의 요인은 무엇이라고 보나.

“마크 김의 경우 어린시절 서울에서 나긴 했지만 거의 2세에 가까운 인물이다. 하지만 한국말을 잘하니까 참 예뻐 보이더라. 한인 행사에 거의 빠짐없이 얼굴을 드러내 이번 선거에 한인들의 지지를 이끌어 낸 점이 유리했다고 본다.

뿐만 아니다. 마크 김은 일반 미국 시민들의 지지를 받는데도 성공했다. 여기에는 그의 뛰어난 능력도 있지만 그간 지역사회와 정계에서 성실히 활동한 이력과 캠페인을 유리하도록 잘 이끈 점 등이 주효했다고 본다.”

-투표 결과는 박빙에 가까웠는데.

“승리했지만 다음 정치행보가 더 중요하다. 우선 선거가 박빙이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자칫 공화당으로부터 표적이 되기 쉽다는 의미다. 그들은 다음 선거에서 마크 김 견제에 역량을 집중하고 이기려 들 것이다. 만일 민주당이 힘든 싸움은 포기하고 가능성 있는 지역에만 집중하게 된다면 다음 선거에서 마크 김이 더 어려울 수도 있다.”

-마크 김 당선자에게 조언하고 싶은 말은.

“우선 너무 당리당략에만 휩싸이지 않기 위해 소신 정치가 필요하다. 일반 유권자들에게 가장 인기 좋은 정치인은 경제 등 재정분야에는 보수적이고 소외층에는 관대해 진보적인 사람이다. 가령 국민들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정부 재정은 낭비를 막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부의 재분배도 좋지만 이게 지나쳐 자신들의 세금이 엉뚱한데로 흘러 들어간다는 인상을 주면 곤란해 진다. 그러나 가난한 사람, 생계에 허덕이는 사람 등에 대해서는 적극 옹호하고 각종 정책을 입안해 나갈 줄 알아야 한다.

이렇다 보면 소속 당론에만 따르기는 어렵게 된다. 10번이면 1~2번은 공화당의 입장에 찬성하면 좋을 것이다. 이는 유권자들에게도, 나아가 상대당에도 흠잡히지 않고 폭넓은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길이라고 본다.”

-당론이 한인사회 입장과 다를 경우는.

“분명한 것은 마크 김은 한인만을 위한 정치인이 아닌, 전체 주민들을 위한 정치인이라는 점이다. 때로는 한인들에 불리한 법안이 되더라도 대의를 위해 해야 할 때가 있다.

나도 이런 경험이 있다. 소셜 분야와 관련해 노인아파트에 정부 예산을 지원하는 문제였는데 너무 많은 예산이 지출되는 상황이어서 당시 공화당은 시민권자들에게만 혜택을 주자는 당론이었다.

나는 이를 겨우 설득해 영주권자도 가능하도록 법안을 보완 수정했다. 그런데 나중에 한인 언론에‘영주권자까지만 지원?’이라는 기사가 나왔다. 내 노력을 알아주기는커녕 오히려 반이민자로 몰리는 분위기였다.”

-한인사회는 어떻게 도와줘야 하는가.

“당장 관심은 뜨거웠지만 선거가 끝난 후 자칫 무관심으로 돌아설 수도 있다. 그러면 안된다. 한인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마크 김도 한인사회만 좇아다녀서도 안된다.

한인을 돕는 일에는 ‘지혜로운 처신’이 필요하다. 내게 이런 일화가 있다. 현역의원 시절 한국 정부로부터 전갈이 왔다. 대만이 핵폐기물을 북한에 팔고 제2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하는 문제였다. 대만은 땅이 좁아 늘어난 핵폐기물 처리가 발전소 추가 건립에 걸림돌이 됐다.

당시 한국 정부는 북한이 핵폐기물을 사가는 과정에서 해양오염을 유발할 수 있고 휴전선 인근에 매립하려는 계획 등에 대해 매우 언짢은 분위기였다. 반면 미국에는 대만 원자력 발전소 건립이 큰 이권 사업이었다. 나는 특정 국가의 이익보다는 ‘핵폐기물의 상거래는 옳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결국 미 의회의 결의안을 이끌어 냈다. 당시 미국 회사 측은 크게 반발했다.

하지만 ‘개발국가가 저개발국에 환경오염물질을 판매하는 것은 안된다’는 명분은 힘을 얻었다. 이유야 어떻든 대만의 핵폐기물 판매는 무산됐고 한국 정부는 골칫거리를 해결한 셈이 됐다.”

-한인 2세 정치 지망생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꿈이 있는 젊은이들은 절대로 꿈을 버리지 말라고 조언하고 싶다. 때로는 자신의 야망과 꿈을 주변인과 의논하는 것도 해가 된다. 심지어 부모와도 논의하지 말라. 정치하겠다고 하면 어느 부모도 이를 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

자녀가 의사나 판검사, 돈 잘 버는 사업가가 되기를 바라는 것이 인지상정 아닌가. 하지만 묵묵히 꿈을 위해 준비해 나가면 늦깎이인 50~60대라도 꼭 이룰 수 있다. 아울러 정치 지망생들은 유력 정치인의 보좌관 등으로 입문하는 것도 괜찮고 도움이 될만한 좋은 정치 선배를 만나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

대담=전영완 편집국장, 정리=천일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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