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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탐방] 신생클럽 '워싱턴 스피드 스케이팅'···워싱턴, 스케이팅의 열기 속으로

피겨보다 비인기 종목 '아랑곳'
"인성·건강을 한꺼번에…" 구슬땀

부슬 부슬 가을비 내리는 어느 토요일 밤, 우드브릿지의 ‘프린스 윌리암 아이스센터(Prince William Ice Center)’를 찾았다.

문을 연지는 10여년이 됐지만 1년 반 쯤 전에 소유주가 바뀌었고 각각 올림픽 규모와 NHL 규모의 링크가 하나씩 있는 곳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로비 한 켠에 드라이 트레이닝(맨 땅에서 하는 훈련)을 하느라 얼굴에 땀방울이 송글 송글 맺힌 어린 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바로 지난 5월 창단한 워싱턴 스피드 스케이팅 클럽(회장 김용기, 이하 워싱턴 클럽)의 회원들이었다.

자그마한 체구의 학생들이 여수연 코치의 지시에 맞춰 몸을 풀고, 기본 자세를 갖추고 유연성과 근력을 키우는 훈련에 열중하는 모습이었다. 1시간에 걸친 드라이 트레이닝이 끝나자 얼음판 훈련을 위한 복장으로 갈아입기 위해 모두 탈의실로 향했다.

주말 훈련은 아이스하키 클럽들의 훈련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늦은 밤 훈련을 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김용기 회장은 “사실 미국인들에게 스피드 스케이팅보다는 피겨나 아이스하키가 더 대중적인 겨울 스포츠인게 사실”이라며 “그렇다보니 우리 아이들이 주말 낮시간대에 얼음 위에서 연습을 한다는게 현재로선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새롭게 창단된 워싱턴클럽에 대한 아이스링크 소유주의 관심과 사랑이 남다르다는 것이다.

얼마 전엔 어린 선수들이 연습을 하다 다칠 것이 걱정이 된 프린스 윌리엄 아이스 센터의 소유주인 빌 허츨러(Bill Hutzler) 대표가 사재 2만달러를 들여 장비를 구입해 설치했다.

실내 링크에서 쇼트트랙 연습을 하다 보면 코너를 돌 때 넘어져서 벽에 부딪히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는데, 선수들의 부상을 막기 위한 충격완화장비(패드)를 학부모들이 구입하기란 사실상 역부족이었던게 사실이다.

학부모들의 열정과 주변의 후원으로 힘을 얻은 회원들은 밤이 깊어가는 줄도 잊은 채 훈련에 몰입했다. 자녀들의 훈련하는 모습을 보는 학부모들은 아들 딸이 대견하기만 하다.

아놀드(10)와 애드먼드(8) 두 아들과 함께 아이스링크를 찾은 어머니 이민재 씨는 아들들이 스케이트를 타고 난 뒤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소개했다.

이 씨는 “전에는 학교에서 돌아오면 티비를 보거나 게임에 빠져 살았었는데 스케이트를 타고 난 후로는 공부할 때도 집중을 잘 하고 잠도 잘 자게 됐다”며 “무엇보다 축구나, 태권도, 수영으로도 고치지 못했던 천식을 스케이트로 고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클럽 창립 때부터 두 자녀(손아영과 손재용)에게 스케이트를 가리키고 있는 손 욱 씨는 “딸아이가 편식이 심했는데 스케이트를 타고 난 뒤로는 밥도 잘 먹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운동을 찾아서 하게 됐다”면서 “남자아이는 허벅지가 근육이 붙으면서 튼튼해졌고 천식이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단점이 없진 않다. 아이스 링크를 빌리는 것이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달에 보통 3번 정도 사용하는데 500달러가 소요되는데 회원 수가 적을 수록 그 부담은 고스란히 학부모들에게 돌아간다.

이 때문에 워싱턴클럽은 리치먼드의 버지니아 스케이팅 클럽을 롤모델로 삼아 펀드레이징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김영기 회장은 “버지니아 스케이팅 클럽은 지역에서 빙고게임을 통해 자원을 동원하는 등 아주 모범적인 사례가 되고 있다”면서 “우리도 각종 기금모금 이벤트를 통해 학부모의 부담을 줄이는 것은 물론 학생들이 좋은 환경 속에서 열심히 훈련에 임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워싱턴클럽은 미국 내에선 비인기종목인 스피드 스케이팅을 널리 알리고 동호인 확대를 위해 신입회원의 입단을 환영하고, 여수현 코치가 선수 한 사람 한 사람씩 개인지도를 하고 있는만큼 많은 한인동포들의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의: [email protected](김용기 회장) 또는 703-855-8033(손욱)

홍알벗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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