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자조정·소송 사기 실태 진단 <상>] 타운 10여곳 내사···한인들 피해 '눈덩이'

피해보상 받으려면 신고 선행돼야

이에 따라 본보는 2차례에 걸쳐 융자조정 및 소송을 둘러싼 각종 사기 실태 및 문제점을 진단하는 시리즈를 준비했다.

현재 가주 검찰 및 가주변호사협회 LA시검찰 FBI 등 각급 사법기관에 의해 융자조정 및 소송 관련 사기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법률그룹이나 융자업체는 수백개에 이른다. 이 가운데 LA한인타운에서 활동하거나 한인 에이전트를 두고 영업하던 업체도 10여개에 이르며 이로 인해 현재까지 드러난 한인 피해자만 적어도 700~800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가주변호사협회는 지난 9월 총 16명의 변호사들로부터 융자소송 사기 혐의가 발견돼 내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주검찰 LA시검찰 그리고 FBI 등과 공동으로 수사를 진행 중이며 한인타운에서 활동 중인 T B 변호사도 명단에 포함돼 있다. 이 변호사의 경우 각각 한인 고객만 수십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지난 9월 LA 한인타운의 B 변호사 사무실도 한인 수십명으로부터 융자조정을 해 주겠다며 수천달러씩 수수료를 챙긴 후 도주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업체는 한인 직원들과 광고를 통해 한인 수십명의 모기지 재조정 케이스를 맡아왔지만 고객들에게 연락을 끊고 문을 닫으면서 일부 한인들은 주택이 은행에 차압되고 수수료를 떼이는 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앞서 지난 7월에는 뉴포트 비치에 있는 한 타인종 변호사가 한인 브로커를 고용해 한인들로부터 융자소송 및 파산신청을 접수해 1인당 최고 4000달러에 달하는 수수료를 챙기고 잠적한 사건도 발생했다.

지난 봄에는 한인 오렌지카운티 소재 융자조정 업체들이 대거 검거됐는데 이 업체들에도 한인 고객들이 적어도 10여명에서 많게는 100여명까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융자조정 및 소송을 이용한 사기사건이 꼬리에 꼬리를 물자 가주변호사협회는 소속 검사 4명과 조사관 6명 등 총 10명으로 구성된 특별조사반을 구성했으며 피해신고가 접수된 140여 명의 변호사들을 대상으로 폭넓은 조사에 들어갔다.

지난 8월에는 가주검찰이 기자회견을 열고 캘리포니아에서 만연하고 있는 융자조정사기에 대해 현혹되지 말 것으로 주민들에게 경고했다.

당시 주검찰은 가주내에서 영업하는 융자기관 및 컨설팅 업체 중 사기 위험성이 높은 386개 업체에게 검찰청에 사업자 등록을 하고 10만 달러의 주정부 본드구입을 명령했다. 사기사건이 발생할 경우 이 자금으로 피해자들을 구제하기 위해서다.

문제는 대부분 융자 사기의 경우 결과가 알려지기 까지는 피해 여부를 알기 쉽지 않다는 것. 변호사 사무실이나 융자조정업체들은 보통 융자은행으로부터 오는 서류를 고객에게 전해주지 않아 주택소유주들은 진행과정을 잘 모른다. 주택이 차압되거나 업체에 문제가 생기면 피해당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실제 피해자는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더욱이 융자소송의 경우 비록 변호사가 돈만 챙기고 일은 안 했다하더라도 은행측이 거부했다고 변명하면 이의를 제기하기가 쉽지 않다.

이승호 변호사는 "진행 과정을 꼼꼼하게 챙기지 않으면 피해 여부를 알기 쉽지 않다"며 "앞으로 피해 규모가 기하급수록으로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신고전화: [phone] 변호사협회 [phone] 가주검찰청 [phone] LA시검찰

신승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