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자소송' 변호사 잠적…피해 속출

거액 수수료 챙겨…한인 등 200여명 당해

한인들을 주 고객으로 해 융자소송을 해주겠다며 거액의 수수료를 챙긴 변호사가 잠적해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윌셔와 노먼디 인근 한 빌딩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영업하던 T 법률그룹의 대표 변호사인 타인종 T씨가 융자소송을 해주겠다며 1인당 평균 7000~8000달러 많게는 1만달러의 수수료를 받은 뒤 최근 잠적했다.

이 변호사를 통해 융자소송을 제기한 사람은 본지가 확보한 명단만 최소 180명에 달해 200명이 훨씬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한인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이 변호사가 한인들로부터 챙긴 수수료만 200만달러에 가까울 것으로 추정된다. 또 융자소송 사기로 인해 집을 차압당함으로써 발생하는 피해까지 감안하면 피해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피해자 대부분은 지난 3월 융자소송을 제기했으며 워싱턴 뮤추얼 웰스파고 인디맥 컨트리와이드 등의 주류은행이 주 대상이었다.

본보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해당 변호사는 지난 3일 부로 주정부에 자격증을 반납(tender of resign. w/charges)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주검찰에 따르면 현재 이 변호사는 해당 사건과 관련해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으며 주변호사협회에서도 내부적으로 조사가 진행 중이다.

한 피해자는 "융자소송 의뢰를 하고 8000달러를 수수료로 내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별안간 차압 통보가 왔다"며 "어떻게 됐는지 알고 싶어 변호사측에 연락을 시도했으나 전혀 연결이 안 돼 사무실로 가보니 닫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인 에이전트를 통해 이 법률그룹에 융자소송을 신청했는데 에이전트도 통화가 안 되고 있다"며 "당장 거리로 내몰리게 돼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울먹였다.

실제로 취재진이 5일 해당 변호사 사무실을 찾았지만 문은 잠겨 있었으며 소포 배달이 불가능하다는 안내문이 여러 개 붙어 있었다.

문에는 9월 28일부터 10월 2일까지 LA지방법원에서 재판이 있어 사무실을 비운다며 10월5일부터 업무를 재개한다는 안내문이 이날까지 제거되지 않고 붙은 채 방치돼 있었다.

사무실이 한 달 이상 운영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짐작케 했다. 사무실 표지판에 있어야 하는 변호사 그룹 이름도 제거된 상태였다. 또 이 변호사와 함께 일하던 한인 브로커에게도 본보가 연락을 시도했지만 통화가 불가능했고 메시지를 남겼음에도 회신이 오질 않았다.

▷신고: [phone] 가주검찰청

신승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