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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질라' 마쓰이 월드시리즈 MVP···필리스와 6차전서 6타점 신기록 타이

'고질라' 마쓰이 히데키(35.뉴욕 양키스)가 가을 클래식 MVP로 우뚝 섰다. 수비를 안 본 지명 타자로는 처음이다. 마쓰이는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 6타점으로 대폭발 양키스에 27번째 우승 트로피를 안기는 일등공신이 됐다.

월드시리즈에서 한 타자가 6타점을 올린 것은 지난 1960년 바비 리처드슨 이후 49년만이자 역대 두 번째 기록이다. 일본에서도 3번의 우승을 차지했던 마쓰이는 "역시 월드시리즈 우승이 최고다!"라며 감격해 했다.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그는 13타수 8안타(6할1푼5리) 3홈런 8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이날 잘 던지던 페드로 마르티네스를 두들긴 것도 마쓰이의 몫이었다.

2회 무사 1루서 페드로와 8구 접전 끝에 한복판으로 들어오는 89마일 패스트볼을 우측 담장 밖으로 날려 선제 투런홈런을 뿜어냈다. 2-1로 쫓기던 3회 2사 만루서는 페드로의 90마일 높은 패스트볼을 2루수와 중견수 사이에 떨어지는 2타점 중전 적시타로 연결시켜 리드를 4-1로 벌렸다.

마쓰이는 5회에 필리스에 결정타를 날렸다. 5-1로 앞선 1사 1 2루서 바뀐 투수 J.A. 햅의 5구째 81마일 슬라이더를 걷어올리며 가운데 담장을 맞춰 주자 2명을 홈으로 불러들여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마쓰이는 포스트시즌에서 유독 페드로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지난 2차전에서도 1-1 동점인 6회에 그를 상대로 결승 솔로포를 작렬시키는 등 이번 시리즈에서 페드로로부터 5타점을 뽑아냈다.

지난 2003년에도 당시 보스턴 유니폼을 입었던 페드로에 매운 맛을 보여준 바 있다.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7차전에서 페드로가 8회까지 보스턴의 5-2 리드를 이끌어 승부가 끝난 듯 했다.

그러나 페드로는 데릭 지터 버니 윌리엄스에게 잇달아 안타를 맞았고 당시 보스턴 감독 그래디 리틀이 그를 교체하지 않았는 데 결국 마쓰이가 추격의 끈을 당기는 적시 2루타를 두들기며 양키스의 연장승을 이끌었다.

이날 경기를 끝으로 자유계약선수로 풀리는 마쓰이는 정규시즌 때도 28홈런 90타점으로 이름값을 톡톡히 해 양키스와 재계약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그는 스즈키 이치로와 달리 팀 동료들과 융화를 잘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캡틴' 데릭 지터는 우승 인터뷰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팀메이트 중 한명이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원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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