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압승 의미와 전망···오바마 정부·민주당에 '경고등'
집권당, VA 주지사 패배 징크스 또 재연돼
◇의미: 중앙정부 견제
이번 선거 결과는 한마디로 민주당 독주에 대한 견제 의미를 담고 있다. 백악관-버지니아 주지사-버지니아 연방 상원의석을 민주당이 독점하고 있는 현 상황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유권자들의 판단이 내려진 것이다. 이민자 유입 등으로 버지니아가 레드 스테이트(공화당 우세지역)에서 블루 스테이트(민주당 우세지역)로 바뀌었다는 분석 역시 잘못된 것으로 드러났다.
1973년 이후 백악관을 차지한 정당이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한다는 징크스는 이번에도 되풀이됐다. 미국 건국 이래 연방정부권력에 대한 버지니아의 견제자 역할이 재확인된 셈이다.
백악관의 거듭된 부인에도 불구하고 3일 선거가 오바마 정부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표출된 중간평가라는 지적 또한 피할 수 없다. 버지니아 뿐 아니라 민주당 텃밭이나 다름없는 뉴저지 주지사선거에서도 민주당 후보가 패배한 게 이를 증명한다.
◇공화당 압승 요인:민생문제·온건노선 부각
이념대결을 지양하고 민생문제를 부각시킨 공화당의 선거전략이 유권자들에 호소력을 발휘했다. 맥도넬 후보의 경우 네거티브 캠페인(상대방 비방)을 자제하고 일자리 창출, 교통난 해소, 경제위기 극복 등 경제 현안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낙태와 동성애 등 논란이 큰 사회적 이슈에 휘말리지 않으려는 노력 또한 성과를 거뒀다.
특히 세금인상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함으로써 세금 인상 문제에 애매한 태도를 보인 민주당 디즈 후보와 대조를 이뤘다. 민주당은 지난 선거에서 교통난 해소를 위한 세금인상을 공약으로 내세워 재미를 봤지만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는 현 상황에서 세금인상 가능성은 유권자들의 거부감을 야기시켰다.
이에 비해 민주당 디즈후보는 공약으로 승부를 걸기 보다 맥도넬을 강경보수로 몰아붙이는 네거티브 선거전략에 치중해 비난을 받았다. 백악관 참모들 조차 디즈의 선거전략을 비판할 정도였다. 게다가 중도 성향 유권자들을 의식해 오바마 대통령과 거리를 둠으로써 흑인과 젊은층 등 오바마 지지자들의 열성적 지지를 끌어내는 데 실패했다.
◇정국 전망: 민주당 내년 선거 고전할 듯
내년 가을 치러질 연방 상·하원 선거와 버지니아 주상원 선거를 앞두고 오바마와 민주당에 빨간불이 켜졌다. 조지 부시 정부에 대한 반감과 오바마 효과에 힘입어 작년 퍼플 스테이트(민주·공화 백중세 지역)에서 승리한 민주당 연방하원 의원 중 상당수가 내년 선거에서 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평론가들은 이와 관련, 민주당내 중도 보수 의원들의 행동에 제약이 가해질 것으로 내다본다. 세금인상 가능성, 재정적자 확대, 의료보험 개혁 강행을 추진하는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에 대한 거부감이 이번 선거결과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을 의식한 민주당내 중도보수성향 의원들이 백악관과 일정 거리를 두려는 움직임을 보일 경우 오바마정부의 운신의 폭도 좁아질 수 밖에 없다.
장도선 기자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