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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한의 재정계획] 어려울 때 큰 힘 '생명보험'

알렉스 한/토마토 보험 대표

몇년 전 세상을 떠난 어느 한인 사업가의 실제 이야기다. 80년대 초반 유학생으로 미국에 온 P씨는 한때 한인사회에서 소위 '잘 나가는' 사업가로 이름이 높았다. 명석한 두뇌와 타고난 사업수완으로 90년대 초반 설립한 정밀기계 회사를 통해 많은 돈을 모은 그의 앞길은 탄탄대로 그 자체였다.

수백만 달러짜리 저택에 살며 최고급 승용차를 몇대씩 갖고 호화스런 생활을 하던 그의 삶은 무리한 사업확장과 세금문제로 회사가 자금난에 봉착하고 설상가상으로 주식투자에서 막대한 손해를 보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늘 오르막길만 경험했던 P씨에게 갑자기 찾아온 위기는 큰 스트레스가 됐고 도박에까지 손을 대면서 불과 3년만에 전가족이 한인타운의 아파트로 이사하는 처지에 이르게 된다. P씨는 주변의 도움을 받아 나름대로 재기에 힘썼지만 갑작스레 암이 찾아왔고 1년여의 투병생활 끝에 굴곡 많았던 삶을 뒤로 하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P씨가 사망한 후 가족들은 막막한 앞날을 걱정하며 유품을 정리하다 우연히 생명보험 증서를 하나 발견했다. 사업이 잘 되고 있을 때 지인의 권유로 가입해둔 200만 달러짜리 생명보험이었다.

가족들이 알아본 결과 뜻밖에도 이 보험은 멀쩡하게 효력이 유지되고 있었고 가족들은 생각치도 않은 200만달러의 보험금을 받게 됐다. 잘 나가던 당시의 P씨에게 월 보험료 수백달러는 하루 용돈도 못되는 적은 돈이었지만 그로인해 가족들의 미래가 완전히 달라지게 된 것이다.

요즘 경기를 보면 P씨의 인생과 닮은 점이 많다. 불과 3~4년전까지만 해도 집만 사면 돈을 번다고 난리법석이었다. 주택가격이 이미 소득수준을 훨씬 넘어섰는 데도 사람들은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필자도 당시 한 유명 부동산 에이전트에게 수익률 8% 정도의 저축성 생명보험을 권유했다가 "집만 사면 1년에 못해도 50%는 오르는 데 차라리 주택에 투자하겠다"며 일언지하에 거절당한 기억이 있다. 하지만 불과 5년도 채 지나지 않은 지금 모기지관련 회사들은 도산위기에 직면해있고 주택차압건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중이며 현재 차압위기에 몰린 개인주택만 3백만채에 이르는 최악의 부동산 위기에 직면해 있다.

모든 재정계획의 기본은 안전도와 수익성을 적절하게 고려해 투자를 골고루 배분하는 것에 있다. 돈좀 된다고 해서 전재산을 한곳에 투자하는 방식으로는 결코 부자가 될 수 없다.

경제가 잘 풀릴 것이라는 전망을 바탕으로 한 재정계획은 의미가 없다. 경제가 잘 되든 안되든 어느 정도의 수익을 보장받고 재정적 이익과 손실을 적절히 예상하는 것이 재정계획의 기본이다.

가파른 오르막 뒤에는 가파른 내리막이 오기 마련인 데 유난히 경사가 심했던 P씨의 삶과 그보다 더 경사가 심한 요즘의 경제사정이 쌍동이 같아 보인다.

▷문의: (213) 503-6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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