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원의 '요리칼럼'] 두부 지리멸치 튀김
두부 반높이 기름에 튀겨야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그의 수필에서 흰쌀대신 두부나 콩이 그의 주식이라고 한 글을 읽은 것이 계기가 되어 건강을 위해 한달전부터 그저 단순히 흰쌀에서 두부와 콩으로 나의 주식을 바꾸었다.
식구들 다 내보내고 순두부를 데쳐 다시마 국물을 조금 붓고 다진 파와 간장을 뿌려 먹다 보니 건강히 장수하셨던 와세다대를 나오신 외할아버지가 떠오른다. '더 먹고 싶을때 수저를 내려 놓거라' 왠지 한 입 떠 넣은 뜨거운 두부가 가슴에 묵직해져 눈물이 핑 돈다.
어릴적 외할아버지가 오신 다음날 아침 엄마가 오빠에게 냄비를 쥐어주면 까까머리 오빠는 털모자에 졸리운 눈 감추고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순두부를 사오는데 생각해 보니 지금 내가 먹고 있는 '유도후' 라는 일본식 두부요리를 아침마다 드시곤 하셨던 것 같다. 그무렵 나의 독차지였던 온돌 아랫목은 어김없이 외할아버지를 위한 청국장을 띄우는데 양보해야 했었던 일도 새삼 그리운 정경이다.
한달 사이 두부와 콩으로 몸에 군더더기 살이 쑥 빠진 내 모습을 보며 식도락의 유혹과 절제의 미덕 사이에서 오늘도 승리하리라 다짐한다.
물론 마음도 두부처럼 겉은 유연하고 속은 내실있게!
大烹豆腐瓜薑菜 (대팽두부과강채) 高會夫妻兒女孫 (고회부처아여손)
두부와 오이 생강보다 나은 반찬이 없고 부부와 자손들이 모이는 모임보다 좋은 자리는 없다-추사 김정희
◇재료 (4인분)
두부 1모(450g) 지리멸치 120g 밀가루 적당량 계란 1개 (풀은것) 소금 무 4cm (강판에 갈은것) 튀김용 식용유 가쓰오 장국 3큰술
◇이렇게 만드세요
1. 지리멸치는 체에 놓아 물에 한번 씻어낸 다음 종이타올에 펼쳐 물기를 제거하거나 또는 펼쳐서 토스트 오븐에 넣어 낮은 온도로 건조시킨다.
2. 두부는 한입 크기의 사각형으로 썰어 소금을 뿌리고 밀가루 계란 순서로 옷을 입힌다. 그 위에 준비한 지리멸치를 사방으로 덧뿌려 놓는다.
3. 팬에 두부 높이의 반 정도의 식용유를 붓고 섭씨 180도(화씨 350도) 온도가 되면 두부를 넣어 양면으로 뒤집어 가며 튀겨 내어 종이타올 위에 옮긴다.
4. 그릇에 두부와 무즙을 가볍게 짜서 담고 그 위에 가쓰오장국을 뿌려 낸다.
◇문의 : (714)305-7354
http://blog.naver.com/farrah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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