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뒤흔드는 '신종플루 공포'···종교의식까지 바꿨다
포도주 나눠마시기 금지…한국 학교선 '괴담' 유행
오바마 정부가 '국가비상사태'를 전격 선포해 그 배경을 놓고 갖가지 루머가 돌고 있고 확진환자가 하루 4000명 이상 발생하고 있는 한국에서는 아이들이 결석을 해도 기록으로 처리하지 않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악수하기를 꺼려하고 공공장소에서 재치기만 해도 주변사람들이 자리를 피하는 일이 잦다. 게다가 신종플루는 오랫동안 지속돼 온 종교의식까지 바꿔놓고 있다.
▷가톨릭 성찬식 변경= 많은 가톨릭 교구들은 신종플루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새로운 성찬식 방침을 내리고 있다. 이에 따르면 신종플루 유행기간 동안 같은 컵에 포도주를 나눠 마시는 의식이 중지되며 성체를 분배하는 성직자는 반드시 손을 깨끗이 닦아야 한다.
평화의 인사 의식에서 악수.볼 키스 등의 신체 접촉도 자제되고 성수도 정기적으로 교체된다. 또한 신종플루 의심 증상을 보이는 사제가 미사에 불참하는 것도 허용된다.
▷꾀병과 괴담 유행= 오바마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자 조만간 신종플루가 전 인류를 위협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사태가 악화되면 부족한 백신을 먼저 얻기 위해 사람들이 서로간 폭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다.
한국에서는 다수 학교에서 휴교령과 의심 증상 학생들의 등교 자제 지침이 내려진 가운데 꾀병과 괴담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확진 판정을 받고 일주일여간 결석한 뒤 학교에 복귀한 아이들의 경험담이 되레 또래 아이들의 부러움을 사면서 콧물 나누기 눈물 나누기 등의 꾀병이 확산되고 있는 것.
또한 '학교에서 단체로 실시하는 백신접종이 실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이다' '면역력이 약하면 죽을 수 있다' 등과 같은 신종 플루 괴담 휴대폰 문자메시지도 돌고 있다.
▷공공장소 기피= 모임.회식 문화도 달라졌다. 만남 장소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쇼핑몰 영화관보다 소규모 식당이나 집을 선호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한국은 물론 한인사회에서도 친구들끼리 술잔을 돌리거나 한 냄비에 같이 찌개를 나눠 먹는 모습이 눈에 띄게 줄었다.
▷신종플루 접종 장사진= 신종플루에 대한 원초적 두려움은 무료백신 접종장소에서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지난 23일부터 시작된 LA카운티 보건국 무료 신종플루백신접종 클리닉에는 주접종 대상인 고위험군 무보험자외에도 일반인들이 대거 몰려 연일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24일 레돈도 비치의 무료 백신접종 드라이브 스루에는 차량이 대거 몰려 일대 교통이 마비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들 중에는 긴 이동거리와 지루한 대기시간을 마다 않고 아직 무료 클리닉이 열지 않은 다른 카운티에서 온 사람들도 적지 않아 비축된 백신은 급속히 동이 나고 있다고 보건국은 밝혔다.
한편 아주관광(대표 박평식)은 본지 '행복전파 나눔 릴레이'의 일환으로 지난 24일에 이어 오는 11월3일(화)에도 백신접종 장소까지 무료 셔틀 버스 운행에 나선다.
셔틀 버스는 이날 오전 8시 아주관광(3053 W. Olympic Blvd)을 출발 접종 장소인 USC 라이온스 센터(1026 W. 34th St.)까지 운행한다.
이송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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