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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관광 파장···요동치는 한인 관광업계, '경기침체·환율·신종플루' 3중고 덮쳐 힘겹다

무비자 특수 기대로 과당경쟁…수익률 악화

한인 관광업계가 요동을 치고 있다. 과당 경쟁-수익 악화-파산ㆍ폐업의 악순환으로 관광업체들의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비교적 수익률이 높은 크루즈 상품에 집중함으로써 안정적인 운영을 해온 나라관광이 27일 채무잠정유보인 챕터11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이런 이면에는 불경기의 여파와 신종플루 환율이라는 악재가 관광업계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한인 관광업계는 유난히 어려움을 겪었다. 올들어 문을 닫은 곳만 2곳 파산보호 절차는 1곳이다. 지난해 공격적 경영으로 돌풍을 일으키던 조은관광은 작년 11월에는 LA한인타운 한복판 아로마센터로 장소를 옮기며 세를 과시했다.

한때 직원 수만 30여명 운행 버스도 10여대까지 늘리기도 했으나 경영이 크게 악화되면서 지난 4월께 폐업 절차를 밟았다. 또 세도나와 그랜드캐년 패키지 여행을 중심으로 착실하게 성장해 오던 한국관광도 경영악화로 8월부터 사실상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

한국 관광업계의 '절대 강자' 하나투어도 LA에 진출한 지 3년이 다 되가지만 로컬 시장을 파고들지 못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같은 관광업계의 전반적 부진은 '무비자 특수' 기대에 따른 과당 경쟁 및 경기 침체 신종플루 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1월 17일 첫 무비자 입국자가 LA국제공항에 통과할 때만 해도 관광ㆍ항공업계 등을 중심으로 '무비자 특수'에 대한 기대가 무성했다. 무비자 시행 후 3년 이내에 한국인의 미국 관광 수요가 2~3배로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너도나도 관광업계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올초부터 한국에서 오는 관광객이 경기침체와 고환율로 여행을 포기하면서 오히려 전년대비 30%가량 줄었다. 또 환율이 진정세로 돌아서자 이번엔 신종플루가 이어지면서 관광업계를 압박했다. 더욱이 여행사들의 과당 경쟁은 수익률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돼 왔다.

아주관광 박평식 대표는 "무비자를 통해 공무원이나 기업 등의 단체 연수가 많아질 것이라 예상했지만 경기 침체로 원래 일정까지 취소됐다"며 "그나마 풀리려던 관광수요도 환율과 신종 플루로 발목을 잡혔다"고 분석했다.

자고나면 생기는 가이드 소송문제도 관광회사의 목줄을 죄고 있다. 수년간 가이드 소송을 끌어오던 A여행사는 최근 소송을 일단락 시키면서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변호사 비용으로 거액을 쏟아부어야 했다. B업체는 내년 초부터 10여명에 달하는 케이스가 진행될 예정이고 C업체도 전직 가이드로부터 소송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년 관광 수요에 대해서는 모두 희망적이다. 관광업계는 신종플루가 잠잠해지거나 사람들이 둔감해진다면 관광 수요가 이르면 이번 겨울방학 시즌부터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여행사들의 잇딴 폐쇄로 한인 관광업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여행을 떠나기 전 미리 돈을 내고 떠나기 때문에 이번 사태로 불안감을 느낀 한인 고객들이 무조건 큰 회사를 선호하게 될 것"이라며 "이로 인해 중소 규모의 관광사는 수익구조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사진 최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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