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데뷔 15년 만에 첫 월드시리즈
필리스, NLCS 4승1패…2년 연속 정상 도전
LA 다저스는 '집으로'
박찬호는 21일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린 친정팀 LA 다저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7전4선승제) 5차전에서 1이닝 1실점의 아쉬움이 남는 투구를 했다. 그러나 필리스가 홈런포를 앞세운 화끈한 공격을 펼치며 10-4로 승리 시리즈 4승1패로 다저스를 침몰시켰고 박찬호도 생애 처음으로 월드시리즈에 나서게 됐다.
박찬호는 8-3으로 앞서던 7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퍼펙트로 막았지만 8회 2안타를 맞고 라이언 매드슨으로 교체됐다. 매드슨이 무사 만루에 몰리며 1실점 한 것이 박찬호의 자책으로 기록됐다.
그동안 박찬호는 포스트시즌과 큰 인연이 없었다. 빅리그 풀타임으로 처음 뛴 1996년 다저스가 디비전시리즈에 진출했을 때 루키였던 박찬호도 로스터에 포함됐으나 애틀랜타에 3연패하는 동안 한 번도 등판하지 못했다. 이후 다저스에서 시즌 평균 15승 이상을 거두면서도 포스트시즌의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그 뒤 텍사스와 5년 계약을 했지만 '먹튀' 비난만 받았고 팀도 정규시즌만 마쳤다.
결국 박찬호가 다시 포스트시즌 마운드에 서기까지는 만 10년이 걸렸다. 2005년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로 트레이드된 박찬호는 2006시즌 좋은 활약으로 파드레스 선발진을 꿰찼다. 세인트루이스와의 디비전시리즈에 출전하는 기회를 잡았으나 팀이 탈락하면서 구원 투수로 딱 한 번 마운드를 밟은 것이 전부였다.
2006년 뉴욕 메츠에서 마이너리그로 강등된 뒤 2008년 다저스로 복귀해 재기에 성공하며 팀의 NL 서부 디비전 우승에 큰 공을 세웠다. 당시 필리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4경기에 등판해 1.2이닝 1안타 무실점으로 좋은 투구를 보였지만 팀은 무력하게 패했다.
박찬호는 올해 다저스와의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전성기를 재현하는 듯한 투구로 필리스 승리에 기여했다. 1차전에선 1점차로 앞선 가운데 7회말 노아웃 주자 2루서 나와 다저스 클린업 트리오를 삼자범퇴시키고 승리의 히어로가 됐다. 2차전에선 패전 투수가 됐지만 4차전 1점차로 리드당한 가운데 7회를 무실점으로 막고 역전극의 서막을 열었다. 이날도 비록 8회 안타를 내줬지만 이미 대세에는 지장이 없었다.
한편 창단 127년 만에 7번째 월드시리즈 무대에 나가 3번째 우승을 노리게 된 필리스는 28일부터 아메리칸리그 챔피언과 월드시리즈 7차전 경기를 시작한다.
원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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