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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당과 지옥' 오간 박찬호 "야구란 그런 것···다음에 더 잘할 것"

박찬호(36ㆍ필라델피아 필리스)로서는 천당과 지옥을 오간 기분이었다. 1차전에선 승리의 히어로였지만 2차전에선 연속 안타를 맞은 데다 수비력이 좋기로 소문난 체이스 어틀리의 결정적인 송구 실책까지 겹쳐 고개를 떨궜다.

전날 무사 2루 고비에서 다저스의 클린업 트리오를 삼자범퇴시켜 팀 승리를 지켰던 박찬호는 이날도 1-0으로 앞선 8회에 마운드에 올랐으나 시작부터 흔들렸다. 첫 타자 케이시 블레이크를 3루 강습 안타로 내보내 불안한 출발을 알렸고 로니 벨리아드마저 내야안타로 내보냈다. 희생번트때 박찬호가 달려들며 슬라이딩까지 해봤지만 미치지 못했다.

박찬호는 무사 1 2루 위기에 러셀 마틴을 풀카운트 접전 끝에 평범한 3루 땅볼을 유도했다. 병살 처리가 되는 듯 했지만 2루수 어틀리가 1루에 송구실책을 했고 이틈을 타 블레이크의 대주자로 나선 후안 피에르가 3루를 돌아 홈까지 파고들어 동점을 만들었다. 결국 필리스 8회가 기나긴 이닝이 됐다. 필리스가 투입한 중간계투만 5명. 결국 결승득점도 내주고 말았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최다인 6번의 끝내기타를 기록한'최고의 클러치 히터' 안드레 이디어가 2사 만루서 J.A. 햅으로부터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 승부를 갈랐다.

박찬호는 라커룸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벨리아드의 번트를 막지 못해 경기 분위기가 바뀐 것 같다고 자평했다. 그는 "벨리아드가 번트에 아주 능숙한 타자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워낙 잘 댔다"고 말했다. 어틀리의 악송구에 대해서는 "아쉽지만 할 수 없다. 야구란 그런 것 아니냐"며 남은 경기서 다시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다저스타디움=원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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