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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와 지금] 유럽 부흥의 계기 마련한 레판토 해전 빛나는 승리

430여 년 전 유럽은 전투에서 이긴 뒤 엄청난 환호에 휩싸였다. 로마.마드리드.빈 등 유럽의 대도시들은 1571년 10월 7일 그리스 레판토(지금의 나프팍토스) 앞바다에서 기독교도 함대와 이슬람교도 함대 사이에 벌어진 해전의 승리로 흥분의 도가니에 휩싸였다.

이 전투는 기독교 국가들에 새로운 활력을 가져다주었다. 수많은 화가가 앞다투어 승리를 축하하는 그림을 그렸다. 옆의 그림은 뒤엉킨 양측 함대 사이에서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투르크군을 그린 16세기 석판화다.

1453년 투르크에 의해 콘스탄티노플이 함락된 후 기독교 문명권은 100년 넘게 실의에 빠져 있었다. 투르크인은 16세기 초에는 벨그라드와 부다페스트를 거쳐 신성로마제국 수도인 빈 부근까지 세력을 뻗쳤다.

기독교 함대와 이슬람교 함대 쌍방은 수적으로 서로 비슷했고 그 용맹성에서도 그야말로 용호상박이었다. 그러나 승리는 우월한 리더십을 지닌 편에 돌아갔다. 돈 후안의 리더십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날 4시간가량 치러진 해전에서 에스파냐와 이탈리아 병사 8000여 명이 전사했고 부상자는 그 두 배에 달했다. 그러나 투르크 함대의 전사자는 그보다 세 배나 되었다.

레판토 해전은 서유럽인에게 투르크 세력을 막아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오랫동안 투르크 세력이 압도적 우위를 보이던 끝에 유럽에 찾아온 반가운 소식이었다. 그것은 길고도 지속적인 부흥의 시작이었다. 투르크는 이 해전에서 패배한 후 내리막길을 걸었고 기독교 문명권은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박상익〈우석대 역사교육과 교수.서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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