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 "모자란 시간 쪼개니 봉사보람 더 커져요"
샬롬선교회서 이발봉사 노나미씨
이제까지 언론에는 '사랑의 휠체어 보내기 운동'을 하는 단체로 더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매주 예배를 갖는다. 하지만 이 예배가 쉬운 예배가 아니다.
왜냐하면 교통편이 만만치가 않기 때문이다.
버스나 택시를 동원해도 그 시간에 다 모이려면 바쁘게 마련이다.
그래서 여러명의 봉사자들이 1년 52주를 쉬지 않고 예배를 준비한다.
이런 봉사자중에서 눈에 띄는 봉사자가 있다. 바로 3년이란 짧지 않은 시간을 매주 머리깎는 봉사에 나선 헤어샵 '까까볼까'를 운영하고 있는 노나미씨다.
어느날 중앙일보를 보고 자신의 특기인 머리 깎아주는 일을 봉사 아이템으로 내놓은 것이다.
사실 그에게 남의 머리를 깎는 것은 십일조 헌신만큼 시간을 내놔야 한다는 점에서 쉽지는 않았지만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한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행복해하고 있다.
"처음엔 대화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몇몇이 친해지고 보니까 이분들이 아기같고 살아가는 얘기를 나누다 보니 오히려 봉사가 아닌 혜택을 받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많이 배워요."
그에 따르면 누구를 돕는다는 생각보다는 '나의 쓰임'을 그저 따를 뿐이라는 것.
노씨에게 주어진 시간은 딱 1시간 6시30분 예배에 앞선 1시간 뿐이다.
그래도 5~6명의 머리를 완벽하게 손봐줄 수 있다. 나름 애로도 있다.
퇴근시간에 선교회에 와야 하는데 눈치없이 예약도 안하고 오는 손님들이 은근히 섭섭하고 어쩔땐 얄밉기까지 했다고 한다.
사실 헤어샵은 퇴근시간에 손님이 많은데 운영자 입장에선 매상의 차이가 크게 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예배 시간을 바꿀 수도 기다리고 있는 그들을 실망시킬 수도 없는게 그다. 그래서 요즘엔 단골손님들의 경우 고맙게도 목요일엔 알아서 피해준단다.
"10년 넘게 예배를 드리고 있는 스태프와 다른 봉사자들에 비해서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노씨는 "이제는 손님들이 어떻게 알았는지 후원품과 후원금을 맡겨 놓고 가는 일도 잦아졌다"고 말했다.
비즈니스를 하면서 가정을 갖고 있는 노씨에게 가장 중요한 후원자는 바로 남편과 아들이다.
평일중 가장 피곤하고 힘든 목요일에 아내와 어머니로서 자리를 비우게 되는 것에 대해서 미안하기도 한데 오히려 1주일에 한번씩 자신이 아닌 남을 위해서 갖는 시간들이 남편과 아들에게는 너무 좋은 모습으로 보인다고 한다.
현재 샬롬 장애인 선교회 예배에는 매번 100명이 모이는데 노씨를 제외하고도 한방치료를 시술하는 봉사자와 자신의 택시로 장애인을 실어 나르는 봉사를 하는 사람 자신의 차량으로 픽업을 하는 봉사자들도 있다.
박모세 목사는 "처음엔 자기만족과 호기심으로 나서는 사람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꾸준한 봉사자들이 더 많다"고 말했다.
다른 단체들도 그렇지만 예고 없이 안나오는 봉사자들을 기다리는 장애인들에게 봉사자는 큰 상처가 될 수도 있다고.
"제 비즈니스도 잘돼야죠. 또한 봉사는 계속해야 합니다. 아무리 바빠도 계속 하고 싶습니다. 시간은 없는데서 내야 더 보람 있습니다.
또한 후원도 적은 금액이 모여서 더 큰 힘을 발휘합니다. 주위를 외면하지 말고 (봉사에) 나서세요."
장병희 기자 chang@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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