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가 경쟁력이다! '축구 차다'→'공 차다'···앞뒤 맞아야 좋은 글
이 구성 요소가 자연스럽게 결합하지 못하거나 공유 요소가 합당하지 않으면 완전한 문장이 될 수 없다. 실제 써놓은 글에서는 주어와 서술어 또는 목적어와 서술어가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문장의 구성 요소들은 논리적으로도 호응해야 한다. 논리적 오류가 있으면 앞뒤가 맞지 않는 어색한 문장이 된다. 또 어떤 단어는 특정한 부류의 어휘하고만 결합하려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그에 알맞은 낱말을 골라 써야 한다.
주어와 서술어가 호응하지 못하면 몸통은 하나이지만 용 머리에 뱀 꼬리를 한 격이 된다. 주어와 서술어를 호응시키지 못하는 것은 대부분 주어와 서술어가 멀리 떨어져 있어 글 쓰는 사람이 어떤 것을 주어로 했는지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문장이 길어질 것 같으면 주어와 서술어 사이에 다른 말을 많이 넣지 않거나 아예 두 문장으로 짧게 끊어 쓰는 것이 실수를 줄이는 방법이다.
- 머리와 꼬리가 일치해야
[예문] 우리가 패배한 까닭은 상대를 너무 업신여겼다.
[해설] 주어 '까닭은'과 서술어 '업신여겼다'가 호응하지 못한다. '까닭은 ~때문이다'가 잘 어울린다.
[수정] 우리가 패배한 까닭은 상대를 너무 업신여겼기 때문이다.
[예문] 내 꿈은 훌륭한 의사가 되어 가난한 사람들에게 의술을 펼치려고 한다.
[해설] 주어 '내 꿈은'과 서술어 '펼치려고 한다'가 맞지 않는다. '펼치는 것이다'로 해야 한다.
[수정] 내 꿈은 훌륭한 의사가 되어 가난한 사람들에게 의술을 펼치는 것이다.
- 목적어에 맞는 서술어 쓰기를
'축구를 차다'고 하는 식으로 목적어와 서술어가 호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축구를 하다' 또는 '공을 차다'고 해야 하듯이 목적어를 서술어에 맞게 바꾸거나 서술어를 목적어에 맞게 교체해 뜻이 통하도록 고쳐야 한다.
특히 "신문과 TV를 시청하다"는 식으로 목적어가 여러 개이고 서술어는 하나인 경우 각각의 목적어는 서술어에 똑같이 호응해야 하나 그렇지 못한 예가 적지 않다.
[예문] 글을 잘 쓰려면 신문과 TV 뉴스를 열심히 시청해야 한다.
[해설] TV 뉴스는 시청이 가능하지만 신문은 시청할 수 없다.
[수정] 글을 잘 쓰려면 신문을 꼼꼼히 읽고 TV 뉴스를 열심히 시청해야 한다.
[예문] 건강관리를 위해 주중에는 헬스를 주말에는 북한산에 오른다.
[해설] '헬스를'에 해당하는 서술어가 없다. 위와 같이 하려면 '북한산에 오른다'와 마찬가지로 '헬스를 오른다'가 성립해야 한다.
서술어를 공유하지 못할 경우 각각의 서술어를 갖거나 서술어를 공유하는 형태로 만들어야 한다.
[수정1] 건강관리를 위해 주중에는 헬스를 하고 주말에는 북한산에 오른다.
[수정2] 건강관리를 위해 주중에는 헬스를 주말에는 북한산 등산을 한다.
- 무리한 비약 안 돼…인과관계 일치시켜야
글에서 논리적이라 함은 이치에 맞게 문장이 흘러가는 것을 가리킨다. 말을 조리 있게 해야 하듯이 문장도 이치에 맞게 써야 한다.
앞뒤 흐름에 적합하지 않은 내용이 오거나 지나치게 비약하면 어설픈 얘기가 된다. 따라서 무리하게 이야기를 풀어 나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인과관계로 이루어지는 문장에선 원인과 결과를 일치시켜야 한다.
[예문] 큰아이는 모범생이며 작은아이는 미술을 좋아한다.
[해설] '~이며'는 둘 이상의 사물을 같은 자격으로 이어 주는 접속사이므로 대등한 내용이 뒤따라야 한다.
[수정1] 큰아이는 모범생이며 작은아이는 우등생이다.
[수정2] 큰아이는 음악을 좋아하며 작은아이는 미술을 좋아한다.
[예문] 초여름인데 비가 제법 내렸다. 올 여름에는 큰 장마가 올 것임에 틀림없다.
[해설] 초여름에 내리는 비를 가지고 큰 장마를 확신하는 것은 논리적인 비약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통계 전문가의 견해 등 더 많은 근거를 제시해야 앞뒤 문장이 논리적으로 연결된다. 다음과 같이 서술하면 논리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수정] 초여름인데 비가 제법 내렸다. 혹시나 올 여름에도 큰 장마가 오지나 않을지 걱정된다.
- 단어 뜻에 어울리는 '짝' 찾아 쓰길
'가능성이 크다[작다]' '결코 ~하지 않겠다' '만약 ~라면' 등과 같이 단어마다 고유한 의미의 자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특정한 부류의 어휘하고만 결합하려는 성질이 있다.
따라서 그에 알맞은 낱말을 골라 써야 호응이 잘 된다. 단어도 타고난 성격에 따라 저마다 잘 어울리는 짝이 있으므로 그 둘을 붙여 놓았을 때 가장 조화롭다는 얘기다.
[예문]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올려야 한다.
[해설] 위상(位相)은 어떤 사물이 다른 사물과의 관계 속에서 가지는 위치나 상태로 '올리다'보다 '높이다' '강화하다'가 잘 어울린다.
[수정1]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여야 한다.
[수정2]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강화해야 한다
[예문] 이번 장마에는 다행히 큰 피해를 입지 않았다.
[해설] '피해(被害)'가 손해를 입는다는 뜻이므로 한자어 구성상 '보다' '당하다'가 호응이 잘 된다.
[수정1] 이번 장마에는 다행히 큰 피해를 보지 않았다.
[수정2] 이번 장마에는 다행히 큰 피해를 당하지 않았다.
배상복 기자 sb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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