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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글 지킴이’ ②] 타민족 고교생 참가 백일장 개최

최영선 미동부한국문인협회장…9일 3개교 2백30명 겨뤄

"간단한 단어 암기를 넘어 매끄러운 한글 작문이 가능한 날이 곧 오겠죠.”

10년째 영어권 한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글 백일장을 매년 개최하고 있는 미동부한국문인협회.

최영선(사진) 회장은 10년 전 첫 대회에서 보았던 맞춤법도 맞지 않는 한글이 이제는 제법 뜻이 통하는 문장으로 변해가는 모습에 주목하고 있다. 수준높은 한글 문학 작품은 아니지만 뿌듯한 마음을 감출 길이 없다고.

"예전에는 맞춤법과 띄어쓰기가 엉망이어서 아예 채점 대상에서 제외했어요. 주제만 보고 평가했는데 이제는 제법 한글 문장을 쓰는 학생들이 있어요.”

최 회장은 뉴욕시 공립고에 개설된 한국어반에 공로를 돌렸다. 그는 “교사들이 단어와 문법을 떠나 한글로 문학적인 표현까지 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9일 협회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한글 백일장에는 한글이 모국어가 아닌 외국인 학생들이 처음으로 참여한다. 베이사이드·프랜시스루이스·스타이브슨트고에서 한국어 수업을 듣는 타민족계 학생 20여명이 “한글로 작문을 하겠다”고 용기를 낸 것. 총 참가자는 237명에 달한다.

백일장은 9일 각 고교의 한국어반 수업시간에 맞춰 실시되며 주제는 현장에서 공개된다. 문인협회상인 대상 수상자는 상패와 상금 300달러를 받는다. 수상자는 10일 각 고교와 협회 홈페이지(www.newyorkmunhak.net)를 통해 발표되며 시상식은 고교별로 열린다.

최 회장에게 한글 백일장은 단순한 작문 대회를 넘어 한국 문화를 널리 알리는 기회다.

그는 “한국어반에서 공부한 타민족계 학생은 교사에게 한국식으로 머리 숙여 인사한다”면서 “가나다라를 시작으로 한국 문화를 흡수하는 것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영어권 한인 청소년을 위한 한글 문학교실을 여는 것이 꿈이다. 한글 수준을 높이는 것도 문제지만 한인 2세들이 보고 듣기만 할 뿐 한글을 쓰지 못하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고.

그는 “미국사회에서 성장한 한인 2세가 한글로 제대로 작문할 수 있다면 그처럼 귀한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2008년부터 미동부한국문인협회를 이끌고 있다.

조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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