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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와 지금] 설·추석 명절 대이동···의외로 짧은 '반세기 진통'

설과 추석 이른바 '양대 명절'의 민족 대이동은 오늘날 가장 한국적인 현상의 하나로 자리잡았다. 사람들은 차 안에서 주리를 틀 생각에 진저리를 치면서도 오랜 풍습이려니 하면서 집을 나선다. 그러나 이 집단 귀성 전통이 만들어진 지는 50년 남짓밖에 되지 않았다.

한 세기 전만 해도 보통 사람들의 추석날 일과는 아침에 차례 지내고 뒷산에 올라 성묘한 뒤 마을 사람들과 달이 기울 때까지 술 마시며 노는 것이었다. 물론 남정네들 뒤치다꺼리에 하루가 짧았던 부녀자는 예외였지만.

인구의 절대 다수가 태어난 곳에서 그대로 눌러 살다 죽던 시절에 귀성이 사회 문제가 될 리 없었다. 더구나 추석을 비롯한 명절 문화는 일제강점기에 크게 위축되었다. 일제가 한국 문화 말살 정책을 편 데다 일요일과 일본의 축일들이 전통 명절을 조금씩 흡수해 갔기 때문이다.

1923년 추석을 앞두고 한 한글 신문은 '추석 명절을 부흥하라'는 사설을 실어 명절 정취가 사라지는 만큼 민족의 생기도 줄어든다고 개탄했다.



추석 특별열차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21년이었는데 이 열차는 귀성 열차가 아니라 '달구경(觀月) 열차'였다. 서울역에서 오후 6시30분에 출발하여 수원 서호(西湖) 임시정거장에 승객들을 내려주고 오후 11시30분에 태워왔다. 귀성 열차라는 이름은 35년에 처음 등장한다. 그런데 이 열차는 성묘객이 아니라 방학을 맞아 귀향하는 학생들을 수송했다.

추석은 광복 뒤 46년부터 임시 공휴일이 되었고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에는 법정 공휴일의 자격을 얻었다.

전우용〈서울대병원 병원역사문화센터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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