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만톤 초호화 유람선 지중해 크루즈-하] 문화와 예술···'찬란한 유산'의 도시들
트레비 분수의 포세이돈이 그렇고, 박물관에서 메두사의 머리를 잘라 든 페르세우스가 그랬다.신화는 박제된 얘기라고? 주위를 둘러보면 꼭 그렇지는 않다. 오디세이 자동차가 여전히 항해(?)를 하고 있고, 사이렌은 앰뷸런스 위에서 여전히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려주고, 프쉬케(사이키)는 의사를 통해서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질 않는가. 나이키는 운동화로, 박카스는 강장제로 모습을 달리해 현존하고 있다.
여행이 후반부로 접어 들면서 다시 인간이 이룩해 놓은 찬란한 예술의 세계로 돌아온다.
르네상스 미술 압권
■ 피사(대성당 사탑) 피렌체(미켈란젤로의 언덕-꽃의 성모마리아 대성당-베키오 궁전)
12세기의 웅장하고 화려했던 예술 시대를 겪은 화려한 이태리 중부의 해안 도시인 피사에는 기울어져 유명한 '사탑'이 있다. 토스카나 지방에서 가장 훌륭한 로마네스크 양식의 건물로 손꼽히는 피사 대성당과 세레당 묘지 사탑이 한데 모여 있다. 입장료를 내면 사탑의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 있으나 기울어진 광경은 멀리서 보는 게 최고다. 마침 파랗게 개인 하늘과 상큼한 공기가 일품이다.
동화속 주인공 '피노키오'가 이 고장 출신(?)이라서 노점에는 피노키오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피렌체는 훌륭한 문화유산들이 가득한 곳. 먼저 미켈란 젤로의 언덕에 올라 시내를 굽어 본다. 시내를 통과하는 아르노 강 저편에 거대한 꽃의 성모마리아 대성당과 베키오 궁전이 한 눈에 들어온다. 언덕에서 내려와 대성당의 광장에 서니 웅장함과 아름다움에 새삼 놀란다.
일찌기 피렌체 공화국(토스카나 공화국)의 청사였던 건물로 현재도 시청사로 쓰이고 있는 베키오 궁전 원래 피렌체의 사법과 행정 업무를 담당할 시설로 세워져 이름이 우피치(영어 오피스)가 된 이 갤러리는 이태리 미술 특히 피렌체의 르네상스 미술이 압권이다. 이곳에는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수태고지'등이 소장돼 있다.
최고 휴양지 니스 해변
■ 프랑스(니스-칸느) 모나코
르네상스 시대의 찬란한 문화 유산들을 중심으로 한 이태리를 뒤로 하고 드디어 프랑스 남부 코트 다쥐르(Cote D'Azur감청색 해안)주의 중심도시 니스에 도착했다. 영어 '나이스'와 철자가 같으니 모든 것이 좋을 것만 같다.
겨울에도 따뜻한 지중해성 기후와 각종 축제로 니스 해변은 일년 내내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프랑스 최고의 휴양지다. 일행은 개장 준비로 바쁜 노천 시장에서 발길을 멈춘다. 비로소 사람 냄새가 풍겨 온다. 이국적인 과일도 맛보고 어떤 이는 카페의 진한 에스프레소 한잔에 영화속 주인공이 되어 보기도 한다.
다음 목적지는 어쩌면 우리에게 파리보다도 더 익숙할 것 같은 도시 칸느다.
박찬욱 김기덕 전도연 등 수많은 우리들의 영웅들이 섰던 그 극장의 계단에서 레드카펫의 주인공이 되어 보는 일행들은 갑자기 쏟아져 내리는 소나기도 아랑곳 없다. 쏟아지는 빗줄기를 뚫고 모처럼 한식당엘 들러 상추에다 갈비를 얹고 된장까지 듬뿍 찍어 올리니 행복감은 무한대.
그레이스 켈리와 F1 그랑프리 카지노 등으로 알려진 모나코 공국은 지난 해부터 축구선수 박주영이 뛰고 있는 AS 모나코팀으로 우리에게 더욱 친근해진 곳. 니스에서 동쪽으로 10마일을 달려 버스는 바로 그곳으로 들어선다. 세계에서 두번째로 작은 나라 모나코는 왕궁과 그레이스 켈리가 잠들어 있는 성당 등지를 둘러보는 것으로 마무리.
여전히 하늘은 꾸물거리지만 여행하기엔 덥지 않아서 그만이다.
고흐 마지막 머물던 곳
■ 프로방스(마르세이유-아를르)
지중해 여행의 마지막 날 오늘은 프랑스 남부 지방인 액상 프로방스의 아를르와 마르세이유를 들른다. 아를르는 고대 로마시대의 유물들인 원형극장(콜로세움)과 경기장 등이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고대 유적 도시이지만 아는 이들에겐 말년의 고흐가 15개월간 머물렀던 곳으로 더 친숙하다.
그는 이 곳에서 약 200여점의 그림과 100점의 스케치를 하는 등 거의 전성기에 가까운 활동을 하게 된다. 먼저 일행은 고흐가 그렸던 '아를르의 다리와 빨래하는 여인들'의 배경이 됐던 도개교를 들른다. 이어 그가 입원해서 작품활동을 했던 정신병원 아를르 시내를 돌아 본다. 가는 곳마다 그의 행적을 좇는 발길로 분주하다.
고흐의 행적을 좇던 일행들의 눈앞에 갑자기 거대한 원형극장이 모습을 드러낸다. 로마의 콜로세움을 축소해 놓은 듯하지만 그 완벽한 보존상태와 이런 시골의 소읍에서 마주하게된 대서 흥분을 감출 수가 없다. 로마시대의 콜로세움은 유럽전역에 스무 개 정도가 남아있다고 한다.
다리도 무지근하고 배도 고파올 즈음 예약된 식당으로 찾아간다. 아를르 시내를 관통하는 론(Rhone)강이 내려다 보이는 강둑에 올라 앉은 식당 페티오는 이미 '아를지앙'들이 차지 한낮의 여유를 즐기고 있다.
어느새 내일이면 돌아가야 하는 날 언제 다시 오게 될 날이 찾아 올까.
트레비 분수에 동전이라도 던졌어야 했는데….
▷문의:나라관광 (213)365-0389
글.사진 백종춘 기자 jcwhite100@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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