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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칼럼] 된장아빠의 버터아들 키우기···자녀 교육과 다른 사람 따라하기

우리는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하는지를 보면서 자신의 갈 길을 결정할 때가 많다. 변화가 빠른 시대에 살면서는 더욱 주변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세상의 변화에 대응하는 방법을 강구한다.

많은 사람들이 비교적 좋은 결과를 낸 길을 나도 가고 싶어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마음가짐이다. 또 다른 이들의 결과를 거울 삼아 더 나은 결과를 내기 위해 노력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을 무조건 따라해야 안심이 되거나,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을 안하면 불안해 하는 심리를 가져서는 안된다.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일도 있지만, 개개인의 상황에 따라서 다른 방향을 잡아야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자녀 교육은 그러한 일 가운데 대표적인 예이다. 좋은 성과를 내었다는다른 집 자녀들이 공부한 책을 공부한다고 해서 내자녀도 똑같은 결과를 내기는 쉽지 않다. 그 자녀들이 다닌 학원을 보내어도 내 자녀까지 똑같은 시험 점수를 받기란 어렵다. 우리 자녀들이 저마다 다르고, 우리 부모들이 모두 달라서 소위 가정환경이라는 것도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미국에 오면 모두 다 공부 잘해서 자녀들이 명문대에 쉽게 가는 줄 알고 왔는데, 현실은 그리 만만치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은 불안한 마음을 극복하고자 자녀들에게 학원과 과외 교습을 받도록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씁쓸해지는 이유는 결국 한국의 교육이 문제가 많다고 여기며, 사교육의 폐해를 피해 미국에 왔는데 미국서도 똑같은 우리의 모습을 보기 때문이다.

매년 졸업생들의 SAT 점수 평균이 2,200점에 가까운 미국 최고의 공립고등학교에서 아들이 공부하고 있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내가 제법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아들을 학원에 보내었으리라 생각한다. 대개 많은 부모들이 그렇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들은 한 번도 학원이나 개인 지도 등을 받은 적이 없이 공부해왔다. 그래서 요즘 많은 분들로부터 받는 질문 가운데 하나가 남들이 다 자녀를 과외 교습시키는데 어떻게 아들은 학원 한번 보내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그 질문은 아들이 과외 교습 없이 어떻게 공부를 했는지를 묻는 것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남들 다 하는 것을 어떻게 혼자만 안하면서도 마음이 편하는지를 묻는 것 같기도 하다.

학원은 부족한 학업을 보충해주고, 공부하는 훈련을 별도로 하게 함으로써, 자녀들의 학업 성취에 유익한 곳이다. 그러나 혼자서 공부해도 될 자녀를 굳이 학원에 보내는 것은 건강한 사람에게 병원을 가게하는 것과 마찬가지라 하겠다. 적절한 식생활과 운동을 하면서 살면 될 것을 병이 나은 후에도 계속 병원을 찾아가 치료를 하는 사람은 없다.

더 건강하고 싶다고 병원을 계속 가는 사람이 있는가? 반대로 학원이나 과외가 필요한 자녀들은 시기를 놓치지 말고 찾아갈 일이다. 일찍 더 공부했더라면 하는 안타까움을 후에 갖지 않도록, 필요한 과외 공부를 적시에 하게 해야 한다.

아마도 이민 초기 자녀들과 여러 가지 이유로 학교 성적이 그리 좋지 않은 자녀들이 여기에 해당할 것이다. 조금만 도와주면 일어설 자녀들에게 과외 수업은 효과를 발한다. 학원이나 과외는 필요한 사람이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대학을 간 후에도 스스로 공부하는 훈련이 안되어 결국 명문대를 졸업하지 못하고 중퇴하는 학생들을 보면서도 교훈을 못얻어서는 안되겠다. 스스로 공부하는 자세와 능력을 갖추지 못하면 좋은 학교도 소용이 없다. 미국의 교육 시스템은 학교 공부를 열심히 하고 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학생들이 소위 좋은 학교를 진학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짜여져 있다.

학교 공부 외에는 별도로 가서 공부할 학원이 없는 중부와 남부의 소도시로부터도 아이들은 명문대에 진학한다. 그러니 기준은 나의 자녀가 스스로 공부를 잘해서 학교에서의 성적이 좋고, 표준 시험에서도 좋은 점수를 내느냐는 것이지 남들이 무얼 하는지가 될 수는 없다.

그 동안 아들이 최고의 성적을 내지는 못했어도 일생에 단 한번 뿐인 청소년기에 연극, 뮤지컬, 밴드, 합창 등을 하도록 한 것은 아들이 친구들 사이에서 사회성을 키우고, 세상을 더욱 크게 보도록 함이었다. 더 잘하게 하려고 학원을 보낼까 생각한 적이 있었지만 그 때마다 스스로 더욱 공부할 것만을 강조했다.

사실 남들이 다 하는 것을 안하거나, 안하는 것을 자신만은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용기가 필요하고, 믿음도 필요하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부모와 자녀가 얻는 것은 실로 평생 동안 영향을 준다 하겠다.

페어팩스 거주 학부모 김정수 jeongsu_kim@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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