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골반 변위성 요통, 모유 먹이는 산모들 조심해야
윤제필/자생한방병원 풀러튼분원 대표원장
양 무릎을 모으고 한쪽으로 비스듬히 앉다 보니 허리를 비틀지 않을 수 없다. '요조숙녀형 자세'로 다소곳하게 보이지만 허리가 C자형으로 휘어 불안하기 짝이 없다.
이 자세는 한쪽 엉덩이에 부하를 주고 허리를 뒤틀게 만들어 골반 변위성 요통을 야기한다. 인체의 주춧돌인 골반이 한쪽으로 기울면서 질병이 발생한다.
먼저 척추뼈를 지지하는 기립근과 등 근육의 좌우 균형이 깨진다. 한쪽은 늘어나고 반대편 근육은 위축된다. 근육이 한쪽만 발달해 평상시에도 허리가 삐딱하게 기울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전신 혈액과 내분비 순환이 안 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몸의 한가운데 있어야 할 자궁의 위치가 틀어져 생리불순.생리통.냉대하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심하면 불임으로도 이어진다. 실제 임상에서 많은 여성 환자의 자궁이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기형적으로 발달한 것을 볼 수 있다.
가장 주의해야 할 사람은 산모다. 수유를 위해 이 자세로 아기를 안는 산모가 꽤 있다.
산후에는 출산 시 벌어졌던 골반이 제 위치로 돌아오지 않고 근육과 인대를 이완시킨 호르몬의 영향으로 여러 관절이 느슨하게 연결돼 있다.
이 때 잘못된 자세가 습관화되면 골반의 변위가 발생한다.
젊은 날의 척추는 싱싱하다. 웬만큼 무리하지 않는 이상 탈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자신의 자세에 무관심하다. 집이나 PC방에서 '엄지공주형 자세'로 앉아 있는 여성을 심심찮게 본다.
엄지공주형이란 양쪽 다리를 구부려 무릎을 가슴에 바짝 붙여 앉는 자세다.
어머니 뱃속의 태아를 연상케 하는 이 자세는 일견 편안해 보이기도 한다. 그렇다면 척추 건강엔 어떨까.
웅크린 고양이를 떠올리는 이 자세는 S자를 유지해야 할 허리 곡선을 강제로 펴서 왜곡시킨다. 이와 함께 척추를 똑바로 세워주는 등쪽 근육이 늘어난다. 척추 후면의 인대 또한 약화돼 결국 등을 구부정하게 만든다.
이런 자세가 지속되면 일자허리 심지어 등이 뒤로 볼록하게 굽어지는 흉추후만증을 일으킬 수 있다.
내과적인 질환도 유발한다. 척추를 통과하는 신경 다발이 압박을 받아 우리 몸의 '통신망'(신경 전달체계)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뇌에서 시작된 신경 다발은 척추를 통해 가지로 나눠지며 오장육부와 근 골격계에 전달된다. 따라서 주 통신망인 척추신경이 압박을 받으면 내장기관을 지배하는 자율신경까지 영향을 받아 신체의 모든 기능이 저하된다.
두통.피로.소화불량.변비.천식.생리불순.하지 순환장애 등의 증상이 불량한 자세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인체 질병 중 90% 이상이 척추와 관련 있다. 척추의 균형을 유지하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다.
만성 통증이나 질환에 시달리는 사람이라면 평소 자신의 자세를 점검해 보는 것이 우선이다.
◇골반을 바로잡는 스트레칭
-바르게 누운 자세에서 오른쪽 무릎을 접어 양손으로 잡은 다음 천천히 가슴 쪽으로 끌어당겨 10초간 유지하고 내린다.
-다음엔 무릎을 세워 누운 자세에서 오른쪽 다리를 왼쪽 다리 위에 포개 올린다.
-그대로 다리를 가슴 쪽으로 끌어당겨 10초간 유지한다.
-3회씩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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