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부실 'Note(대출채권)' 매입 관심 뜨거운데···재테크 기회, 옥석 가려야 수익낸다
투자자 전문성 없이 뛰어들다간 낭패
하지만 불경기의 마지막 단계로 여겨지는 상업용부동산(CRE) 시장의 몰락이 가시화되는 상황이어서 투자자로서는 성급한 매입에 주의해야 한다. 또 부실 노트가 많아지면서 한인은행권이 형성하는 노트 매매시장도 향후 1년 이상 계속될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 '순간' 10여개 오퍼 몰려
은행들은 불경기로 제때 상환하지 못하는 대출자들이 크게 늘자 노트(Note.대출채권)를 다른 투자자들에게 낮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주요 매매 대상은 은행 소유 부동산(REO)은 물론 주유소 세차장 골프장 숙박업소 오피스빌딩 쇼핑몰 등이다.
최근 LA소재 모 콘도의 대출 은행이 잔여 유닛 전체를 한묶음의 노트로 묶어 매각하려 하자 순식간에 10여개의 오퍼가 들어올 정도로 좋은 매물을 낮은 가격에 잡으려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 은행 '건실성' 높이려 관심
은행들로선 부실화된 대출을 장부상에 두는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관련 인력을 다른 일에 투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하반기 들어 적극적인 부실 정리가 관건인 은행 입장에서는 부실대출을 빨리 장부에서 빼내 은행의 건실성을 숫자로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부실 노트 매각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은행입장에선 차압을 하려면 연체등록(NOD)로 시작해 시간이 오래 걸리니 차라리 노트 매각이 나은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 투자자 옥석 가려야 '이익'
투자자 입장에서는 가격에서 어느정도 거품이 빠져있는 CRE 매물을 살 수 있는 메리트가 있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기에 은행 매물에 대한 관심이 높을 수 밖에 없다.
은행 노트 매입을 추진중이라는 한 투자자는 "가격 하락이 어느정도 이뤄진 은행 부실 노트에서 옥석을 가려낼 수만 있다면 좋은 수익을 낼 가능성이 높은 것 아니냐"라며 "그동안 경기 탓에 발을 빼고 있던 목돈들이 많이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 전문성 부족이 매매 '걸림돌'
은행의 부실 노트에 대한 관심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지만 많은 한인 투자자들의 경우 노트 거래에 대한 전문성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노트를 매각하는 은행측도 경험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일부 한인은행의 경우 이사들이 대출채권을 할인된 가격에 내다파는데 대한 거부감이 심했다. 모 한인은행은 대형 부동산 신축 대출건에 대해 2년여 전 주류 투자업체로부터 온 노트 매각 오퍼를 거절했으나 지난해 하반기에 이 대출이 큰 부실이 돼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투자때 주의할점…은행 제공 정보만으로 안돼
'노트' 투자에 새로 뛰어 든 한인들의 상당수는 '자격미달' 수준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노트 매매 절차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조차 없이 은행 측과 미팅을 갖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노트 매입 이후의 이익실현 전략에 대한 계획이 전무한 경우도 적지 않다.
한 은행 관계자는 "최소한의 지식도 없이 와서는 가격부터 깎겠다고 덤벼드는게 문제"라고 말했다.
노트를 매입한 이후 이를 어떻게 수익으로 연결할 지에 대한 전략적 접근도 필요하다. 벤처커머셜의 빅터 조 대표는 "노트 매입 이후 관리는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전략을 세워야 한다"며 "앞으로 경기가 어떨지를 알아보고 매물을 다시 살려낼 가능성 등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은행에서 주는 정보만으로 매매를 진행해서도 안된다. 노트 매매까지 가는건 은행과 대출자의 관계가 틀어진 경우가 많아 대출자가 노트 매입자의 요구에 순순히 응해줄 가능성도 적다.
대출자가 혹 파산신청이라도 한다면 투자자는 곤혹스런 상황을 피하기 어렵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사업체의 상황이 얼마나 어려우면 은행이 노트 매각까지 고려하고 있을까를 역으로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웨스턴인베스트먼트의 제임스 안 대표는 "은행 노트 매매가 굉장히 좋은 기회인 것은 맞지만 경험많은 투자자도 실수할 가능성이 높은 리스크도 크고 변수도 많은 투자"며 "주변의 말을 듣기 보다는 투자자 본인이 직접 챙기며 법적인 부분에도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염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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