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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에 돌아온 재범

최근 시애틀 ‘재범’ 기사가 웹사이트에 연일 크게 보도되고 있다. 미국에 오래 살아 ‘재범’이 누구인지 전혀 몰랐는데 그가 시애틀에서 태어난 한인 2세 박재범(22)군이어서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는 4년전 고등학교 때 한국으로 나가 고생 끝에 성공해 2pm 이란 랩뮤직 그룹 리더로서 활동, 최근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수년전 마이스페이스에 “한국이 싫다” 는 등의 글을 남긴 것이 알려져 네티즌 사이에 논란이 되자 사과한 후 2pm을 탈퇴하고 시애틀에 돌아왔다고 한다.

한국 정상에 섰던 시애틀 한인 2세가 하루아침에 쫓겨 나듯 시애틀에 다시 돌아 온 것도 마음 아프지만 현재 사람도 만나지 않는 등 큰 좌절과 실망에 빠져 있는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준다.

나도 시애틀에서 나고 자란 그 또래의 2 아들이 있어 이번 재범 일이 마치 내 아들 일 같아 가슴 아프다. 다행히 일부에선 “재범이 쓴 글은 한국비하 발언이 아니며 사춘기 아이들이 흔히 사용하는 말이고 당시에는 재범이가 한국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는 옹호 발언도 있고 구명운동도 있다니 하루빨리 오해들이 풀려 다시 한국 무대에 설수 있기 바란다.



문제가 되었다는 영어 해석 보다도 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들 입장에서 보면 미국에서 태어난 2세가 감수성이 예민한 십대에 한국에 나가 정상까지 오르기까지는 한국말도 잘 못하고, 아는 사람도 없고, 한국 문화 조차 낯설은 한국에서 얼마나 큰 어려움을 겪고 갈등을 겪었는 지 짐작할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들은 성인이 되어 미국에 왔었을 때도 초창기엔 영어, 문화 쇼크 등으로 많은 시련을 겪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초창기에는 많은 한인들이 가족이나 친구들에게도 "미국이 싫어, 미국에 왜 왔나, 다시 한국에 돌아가고 싶다"는 등의 불평쯤은 모두다 했다고 본다.

한국의 네티즌들도 재범의 한국이 싫다는 불평을 사춘기 어린 학생의 문화 차이, 언어문제 때문이었다고 우리처럼 이해하고 너그럽게 용서해 새로운 기회를 주기 바란다. “그 때는 철도 없었고 어리고 너무 힘들어서 모든 잘못을 주위상황으로 돌리는 실수를 했습니다. 그 글들은 4년 전이었고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앞으로 이런 실수가 다시는 없도록 하겠습니다”고 말한 재범의 사과를 받아주길 당부한다. 재범이가 한국을 싫어했다면 한국에 가지도 않았을 것이고 연예계 활동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 1세들이 초창기 시련을 극복하고 이제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는데 어느날 갑자기 미국 네티즌들이 우리가 이민 초기시절 미국을 싫어했다는 말을 했다고 한국에 다시 돌아가라고 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재범 사건을 통해 다시 한번 우리 2세 자녀들이 겪는 2중, 3중의 어려움을 깨닫고 2세들을 도울 수 있도록 가정에서부터 한인사회차원까지 노력하자. 1세들은 자진해서 미국에 왔기 때문에 고생을 달갑게 받을 수 있지만 미국에서 태어난 2세들은 타의에 의해 어려움과 갈등을 겪고 있다. 2세들은 집안에서 부모와 말도 잘 통하지 않고 문화도 달라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 문제를 겪는가 하면 학교나 사회에선 보이지 않는 인종차별을 받기도 한다. 그래서 2세 자녀들에게 조국 한국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사랑할 수 있도록 내 경우도 2 아들에게 한국에 단기 연수를 보내 한국을 아주 좋아하고 있는데 이젠 우리 조국에서 까지 한인 2세들이 환영 받지 못한다면 정말 마음 아픈 일이다.

특히 재범이 미국 시민권자라는 사실도 비난하고 있는 점이다. 국제화 시대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선 아직도 미국 국적 동포 들을 달갑지 않게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 같아 안타깝고 서운하다.

어제 본보 1면엔 백악관 입법관계 특별 보좌관인 크리스터 강(강진영, 32)씨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에서 대통령 바로 옆에 앉아 수행하는 사진이 보도되어 우리 모두에게 큰 긍지와 자부심을 주었다. 그는 시각장애 역경을 극복하고 백악관 최고위직에 오른 강영우 박사의 둘째 아들이다. 강영우 박사는 장애인들은 외국 유학도 못가게 하던 시절 미국으로 와 온갖 역경을 극복하고 자신뿐만 아니라 이젠 그 아들들도 고위직에서 활동하는 결실을 맺었다.

그처럼 자랑스런 한인 2세들은 현재 각계 각층에 많이 있다. 한국 정부나 한국 네티즌들은 이들을 미국인이라고 비난하지 말고 국제시대에 적극적으로 한국에 받아들여 활용할 때 한국이 진정한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믿는다.

재범군도 좌절하거나 낙담해서도 안되고 활동을 중단해서도 안된다. 이번일은 정말 시련이겠지만 귀한 교훈으로 받아들이고 잘못한 점은 반성하고 진정으로 새롭게 다시 태어나 활동할 때 한국 팬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연예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


이동근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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