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주 최악의 물부족 상태] 3년째 가뭄···절수대책 초비상
남가주수도국을 가다
일부선 물 배급 실시…수도요금도 누진제
물 최대공급 저수지, 환경보호 위해 폐쇄
가주의 수자원 공급원인 콜로라도 저수지와 새크라멘토-샌후아킨 델타 저수지는 곧 앙상한 바닥을 보일 것 같이 풀만 앙상한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가주는 통상 11월에서 3월 사이에 겨울 우기를 맞는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2007년부터 가뭄이 계속되면서 저수량이 17년이래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아놀드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가뭄 비상사태를 선언했고 일부 지역은 물 배급제를 실시하고 있다.
농민들은 물이 많이 필요한 아보카도나무를 뽑아내고 건조한 땅에서 잘 자라는 올리브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로컬 정부들도 절수법을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LA시의 경우 지난 6월부터 식당에서 손님에게 먼저 물을 제공해선 안되고 각 가정의 잔디의 스프링쿨러는 일주일에 두 번만 사용하도록 하는 절수법을 가동했다.
수도요금도 누진제를 도입 물 사용량을 기존보다 15% 줄이지 않는 사용자에게는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생활용수를 공급받아 배급하고 있는 버뱅크 글렌데일 패서디나 등 로컬 정부도 수도료를 잇따라 올리며 물 부족 사태 해결에 나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이번 세기 안에 캘리포니아주 강수량이 24~30%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가주 인구 증가 속도에 따라 급격히 늘고 있는 물 사용량을 줄이지 않는 한 다른 대책은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남가주 물 사용량은 연간 1300억 갤런
LA카운티와 샌디에이고 벤투라 리버사이드 등 가주 인구의 3분의 2가 모여 사는 남가주에서 일 년 동안 사용하고 있는 물은 400만 에이커피트(AF). 1AF는 32만6000갤런이다. 따라서 남가주의 2000만 인구가 총 1조3000억 갤런의 물을 일 년동안 쓴다는 계산이 나온다.
MWDSC는 남가주 전체 물 사용량의 절반인 200만 AF의 공급을 맡고 있다.
MWDSC는 전체 공급량의 20%인 40만AF는 콜로라도 강에서 30%인 60만 AF는 새크라멘토-샌후아킨 델타에서 그리고 나머지 50%는 재활용되는 물을 포함해 지하수에서 공급받아 배급하고 있다.
현재의 물 부족 위기는 새크라멘토-샌후아킨 델타에서 공급받는 물이 전격 중단되면서 가중됐다.
새크라멘토-샌후아킨 델타는 지난 3년간 가주에 계속된 가뭄에다 시에라 네바다 산맥의 빙하에서 녹아 내려오는 물의 양 역시 급속도로 줄어들면서 저수량이 크게 줄었다.
이 때문에 이 지역의 보호종인 치누크 연어의 개체수가 급속도로 줄어들자 연방 법원은 지난 해 12월 환경보존을 이유로 남가주로 공급하는 물을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갑작스럽게 물 공급이 중단되자 각 도시들은 절수법을 도입하며 해결책을 간구하는 중이다.
밥 뮤어 공보관 "새 수로건설 법안 꼭 통과돼야"
캘리포니아 물 부족 현상에 대해 밥 뮤어 공보관은 "현재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내년에는 물 배급사태가 생겨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물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가.
"정말 심각하다. 남가주의 인구는 매년 20만~25만 명 정도가 추가되고 있다. 당연히 물 사용량도 증가된다. 하지만 현실은 반대다. 1990년 이래로 남가주 인구는 400만 명이 늘었지만 MWDSC에서 취급하는 물은 260만 AF에서 200만 AF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새크라멘토-샌후아킨 델타에서 공급받는 물 60만 AF가 줄어들었다면 어느 정도 심각한 상황인지 이해될 것이다."
-1990년보다 물 공급량이 줄어든 이유는.
"10년 전에 콜로라도주에서 큰 가뭄이 발생했다. 2007년까지 8년 동안이나 지속된 가뭄이었다. 원래 가주는 콜로라도강에서 공식적으로 공급받는 물 40만 AF외에 비공식적으로 60만 AF의 물을 더 공급받아왔었다. 하지만 콜로라도주가 가뭄 이후로 이 잉여 물 공급을 중단했다."
-새크라멘토-샌후아킨 델타에서 물을 다시 공급받을 수 없나.
"현재 자연보호(연어)용 물과 생활용수를 분리시키는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지금은 델타에서 물을 끌어다 쓸수록 연어가 살 수 있는 물은 줄어들게 된다. 이것은 델타 주변을 돌아가는 수로를 건설하거나 델타 지하에 수로를 뚫어 생활용수와 자연보호용 물을 분리하자는 것이다.
델타의 수원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시에라 네바다 산맥의 빙하에서 녹은 물이 주요 수원이다. 이 물을 직접 남가주로 가져오는 안이 유력하다."
-이 프로젝트는 어느 정도 진행중인가.
"새크라멘토-샌후아킨 델타 플랜이란 이름으로 5개의 법안이 상정됐으나 지난 11일 부결된 상태다. 새로운 수로 건설은 150억 달러 이상의 예산이 들어가는 거대한 사업이라 논쟁이 심하다. 하지만 법안은 꼭 통과돼야 한다. 인구가 더 늘어나는 미래에 물 공급이 여전히 부족하다면 그 결과는 끔찍할 것이다."
이두형 기자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