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장부이셨는데… ” 강도 피살 유두란 할머니 유족들 비통
“환갑에 새로운 도전” 가게 인수
하루도 거르지 않고 억척 운영
이웃들 “활력 넘치고 다정했다”
사건당일 저녁 유씨의 코인론드리에서는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는 추모식이 열렸다. 자리에 참석한 유가족과 단골고객 등 30여명은 서로 부둥켜 안고 눈물만 흘릴 뿐 말이 없었다.
유씨의 장남 수준 씨는 “어머니가 평소 지병이 있거나 편찮으셨던 것도 아니고, 이렇게 흉악한 일을 당해 돌아가셨다는 사실이 너무도 가슴 아프다”고 애통해 했다.
고인은 가족들에게는 ‘강하고 에너지 넘치는 여성’으로 이웃들에게는 ‘다정다감한 할머니’로 기억됐다.
20여년전 미국으로 이민온 그는 고령의 나이에 애틀랜타 다운타운에 있는 콘도에 거주하며 일터로 출퇴근했다. 또 애틀랜타 다운타운에서 스와니에 있는 안디옥 교회까지 직접 운전을 할 만큼 건강했다.
둘째 며느리 유해경씨는 고인을 여장부같은 사람이라고 회상했다. 그는 "어머님은 젊은 사람도 못 따라갈 정도로 활력이 넘치는 분"이셨다며 "돌아가셨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내일이라도 당장 코인론드리에 나오실 것만 같다"고 슬퍼했다.
60대의 나이에도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어했다는 그는 15년전 지금의 코인론드리를 인수해 아침일찍 출근해 밤늦게까지 일하며 가게를 꾸렸다.
둘째 아들 영준씨는 “어머니께서 은퇴하실 연세였다. 하지만 코인론드리를 운영하면서 큰 기쁨을 느끼시는 것 같아 가족들도 말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고당일 사바나에서 유씨 소식을 듣고 황급히 애틀랜타로 달려온 임규진 사바나 한인상공회의소 사무총장 부부도 “할머니는 20여 년 전 사바나에서 한미마켓을 운영하면서 직접 김치를 만들어 파는 등 열심히 일하신 분”이었다며 “오랜 세월 동안 알고 지낸 어르신이 이렇게 급작스러운 사고로 가시게 돼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지인들에 따르면 이 코인론드리에는 이전에도 수 차례 강도들이 들어왔었으나 그 때마다 유씨는 세제통을 던지면서 쫒아내고는 했다.
지난 5년간 코인론드리를 이용했던 단골손님인 메리 그린씨도 갑작스러운 사고 소식에 하루종일 일손이 잡히지 않았다. 그는 “일하다 우연히 정오뉴스를 보고 유씨 사망소식을 접했다. 너무나 충격적이었다”며 “비록 영어는 서툴었지만 늘 다정하게 손님들을 대하고 가게도 깔끔하게 정돈해 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한편 경찰은 이번 사건에 뚜렷한 증거나 목격자가 없고, 내부에 감시카메라도 설치되어 있지 않아 용의자 검거에 어려움을 겪고있다.
이성은·김동그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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