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한인 여성 무차별 검색…성매매 사건 관련 입국때 추가조사
공항들 '관광도시 아닌데 왜 왔냐' 등 꼬치꼬치 질문
방학이나 휴가를 맞아 미국을 찾는 한인 여성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입국 심사대에서 아무런 혐의 없이 적발돼 조사실로 옮겨져 추가 조사까지 받고 있어 한인 여성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이달 초 친구 결혼식에 초대를 받아 미국을 찾은 최모(24)양은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황당한 경험을 했다. 미국에 왜 왔냐는 질문을 받고 관광하러 왔다며 돌아가는 비행기표까지 보여줬으나 공항 내 조사실로 옮겨진 것. 최씨는 꼼짝없이 2시간에 걸친 조사끝에 풀려날 수 있었다.
최씨는 “조사 과정에서 샌프란시스코는 관광 도시가 아닌데 왜 왔냐는 얘기부터 몇 시에 잠을 자는지, 이상한 일을 하려 왔냐고까지 꼬치꼬치 물었다”며 “장갑을 끼고 짐 가방을 다 꺼내 뒤진 후 별다른 이상이 없자 그냥 가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최씨는 “알고보니 한국에서 다른 비행기를 타고 온 다른 여자 친구 2명도 나와 똑같은 일을 당했다”며 “성매매 여성 취급을 당하는 것 같아 기분이 나빴다”고 불쾌감을 나타냈다.
지난 달 가족과 함께 미국을 찾은 박모(25)씨도 영문도 모른채 공항에 1시간동안 잡혀있어야 했다.
박씨는 “심사대에서 남동생과 날 잡더니 돌아가는 비행기표를 보여달라고 해서 보여주자 동생은 보내고 날 조사실로 보냈다”며 “조사관이 예전 학생비자로 미국에서 공부한 뒤 왜 관광비자로 다시 미국에 왔냐고 물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또 “조사관이 졸업할 나이인데 왜 학교를 다니는지 대답하라며 거짓말을 하면 한국에 보낸다는 얘기까지 해 무서웠다”며 “가족들은 기다리고 있는데 젊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잡혀있는 사실이 수치스러웠다”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 해 11월 미국의 비자면제 프로그램(VWP) 실시이후 미국을 찾는 한인들이 증가하면서 북가주 지역을 중심으로 매춘 혐의로 적발되는 한인 여성이 증가하고 있기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 달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 대규모 성매매 업소 단속이 이루어져 무비자 여권으로 미국에 입국한 한인 여성 10여명을 포함한 30여명이 경찰에 체포된 바 있다.
하지만 당국이 무작위로 20대의 한인 여성을 조사하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공항에서 조사를 받고 풀려난 한 한인 여성은 “공항에서 대사관에 넣었던 서류까지 다 보여줘도 믿지를 않는다”며 “일부 여성들때문에 대다수의 젊은 여성들이 피해를 입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한 공항 관계자는 “무비자를 이용 불법 체류 가능성이 있거나 서류가 부족한 사람들을 조사하는 것일뿐”이라고 말했다.
곽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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