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포럼 '경제진단 세미나' 지상중계] 패널 발표문 요약 "지금은 경기회복 대비 경쟁력 키울 때"
유재승 한미은행장한인경제, 한국 경제와 밀착…한미FTA 통과땐 성장 기폭제
▷한인경제 은행과 함께 발전
1903년 하와이 사탕수수농장 근로자들에서 시작된 미주 한인 이민사는 1970년대 이후부터 본격적인 인구 증가를 경험하게 된다. 1970년초 한국의 은행들이 미국에 진출했으며 1982년 최초의 한인은행인 한미은행이 설립되면서부터 성장기반을 다지기 시작한다. 이후 여러 은행이 설립되며 한인 경제 발전의 구심점이 됐다.
이민자 사회의 특성상 커뮤니티의 발전은 은행의 발전과 함께 한다. 최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11개주에 26개 한인 은행이 208억달러의 자산고에 221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3200명이 근무하고 있다고 하니 한인 경제 성장도 그와 궤를 같이 했다고 하겠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위기
미주 한인 경제는 1992년 폭동 이후 1997년 한국의 IMF사태 등에 이어 이번이 3번째 침체기를 맞은 상황이다. 이전까지만 해도 미국 경제와 함께 움직였지만 1996년 이후 한국 경제에 더욱 민감하게 변화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1997년 발생한 IMF사태로 미주 한인 경제가 동반 위축된 것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2000년대 초에도 미국 경기 호황에 맞춰 한국에서 대대적인 자금이 유입되며 호황기를 맞았다. 이 당시 한인사회에는 은행 신설 붐이 일었고 은행간 경쟁이 가열되며 대출이 쉬워져 한인사업자들은 비즈니스 신설 및 인수 자금 확보에 별다른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하지만 주택시장 붕괴가 금융위기로 이어지며 찾아온 이번 경기침체가 미국 뿐 아니라 세계 전체를 흔들며 미주 한인들에게 또 한번의 어려움을 안기고 있다.
▷한.미 경기회복 긍정적 작용
한인 경제는 지난해 가을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미주 한인사회에 한국으로의 송금열기가 일자 되려 한인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는 부작용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 경제 회복과 함께 한국의 경제상황도 좋아지는 양상에 있어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
특히 유학생의 지속적 증가와 시행중인 비자면제프로그램에 한미FTA까지 더해지면 한인 경제 성장의 기폭제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환율이 안정을 되찾고 있어 경기 반등이 시작되면 지난 2년간 한국 정부가 해외부동산 구입 및 투자 관련 규제를 완화한 효과까지 누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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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유지 등 미리 준비해야
많은 경제학자들에서부터 정부에 이르기까지 지금이 바닥이고 6개월~1년 사이에 회복기가 시작될 것이라는 주장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이제는 바닥 여부가 아니라 회복기가 언제부터 어떻게 오느냐가 중요한 포인트가 되는 것이다.
지금같은 시기에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곧 다가올 경기회복기를 준비해야 한다. 스스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크레딧을 좋게 유지해야 한다. 또한 현금보유량을 높여 기회가 올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특히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의 회복세가 미국보다 빨라 미국은 물론 한인 경제 회복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생존경쟁을 이겨내는 막바지 고비라 할 수 있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체질을 강화해 도약을 위한 힘을 비축하는 기회로 삼길 바란다.
강수연 PWC 이사 "서비스·에너지업 밝은 전망"
회계법인 소속으로서 미국 대기업의 경영진들이 지금의 경제상황을 어떻게 보는지 말해보겠다. 지난 주에 나온 PWC의 설문 결과 CEO들은 지금의 경기를 지난 1분기에 비해 나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1년간 매출 성장을 예상한다는 응답자의 수는 지난 1분기의 19%보다 크게 늘어난 34%에 달했다. 또한 현재의 경제상황을 어둡게 본다는 의견이 90%에서 2분기에 74%로 낮아졌다.
이는 지난 1분기 조사때의 19%에 비해 크게 나아진 것으로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업종별로는 서비스, 전문직, 테크놀로지, 에너지 등의 종사자들이 다른 업종에 비해 향후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기업들의 대처방법을 보면 1순위가 구매계약조건 재논의로 나타났다. 생산량 감축, 재고조정, 프로젝트 중단 또는 취소, 감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감원이 5번째인게 의외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핵심 인력을 보유한채 경기회복이 찾아와야 좋은 기회가 왔을 때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고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어려운 경기에서도 잘되는 기업들을 보면 지나치게 위축되기 보다는 어느 정도의 위험을 감수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어느 시기에나 틈새시장은 있기 마련이니 자신이 가진 자산의 효용한도를 극대화해 최대한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잘 살펴야 한다.
김기정 중앙일보 경제데스크 "전문가들 L자형 회복 예상"
경기회복 시기와 함께 회복이 어떤 형태로 진행되느냐도 관건이다.
가장 희망적인 시나리오는 이른바 ‘V‘자 형이다. 오일쇼크가 있던 1973~1975년 침체이후 회복기의 모습이다.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며 1970년대 후반에는 3~5%대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경기가 ‘반짝’ 상승했다 다시 침체되는 경우도 있다. 이 경기회복 곡선은 ‘더블딥’ 또는 ‘W’자형으로 표현한다. 경기회복이 자연적이기 보다는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따른 것일 때 일어난다. 고열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해열제를 놓아 잠시 열이 떨어졌을 뿐이라는 것이다.
1980년 초반의 침체 후 1년간 경기는 5%가 넘는 가파른 성장을 보였지만 82년엔 다시 침체에 빠져 버렸다. 당시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정부가 금리를 두 자리까지 인상시키면서 다시 경기가 나빠졌다.
1990~1992년 침체 후 나온 ’L’자형 또는 ‘나이키’ 로고형 경기회복도 있다. 당시 침체 후 2~3년간 1~2%의 저성장을 기록했다.
이번 침체기도 많은 경제학자들이 ‘L’자형 경기회복을 예상하고 있다. 현재 실업률이 너무 높고 소비자들의 자신감도 크게 떨어졌다.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일자리가 다시 넘치리라는 확신도 약해지고 있다.
기업들이 이번 불경기를 생산성 강화를 위한 기회로 삼으면서 적은 인력으로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체질개선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비관론자들은 다시 경기침체가 올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염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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