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 파바 여성 봉사단 "열정 있으면 봉사에는 나이가 없어요"
1년치 노숙자 의류 기부위해 아나바다 장터서 고추장 팔아
이들이 바로 타운에서 유명한 파바 여성봉사단(단장 심영자)이다.
물론 땡볕에서 기금을 모으는 이유는 별다른게 아니다. 회비를 모아서 회관을 짓는 것도 아니고 기금으로 돈놀이를 하는 것도 결코 아니다. 예산이라고 말하기도 좀 쑥스러운 1년에 수천달러가 필요해서다.
바로 LA카운티 병원에 기부를 하기 위해서다.
카운티정부가 운영하는 병원에 무슨 다른 돈이 필요하겠냐는 의문이 있겠지만 실상을 알고보면 딱하다.
노숙자나 의복이 부실한 환자들이 한달이면 수십명씩 응급실로 실려온다고 한다. 다른 환자들 같은면 퇴원할때 입고온 옷을 입혀 보내면 되겠지만 이들이 입원할때 입고온 옷은 세탁이 불가능한 상태여서 모두 쓰레기통으로 직행한다.
그래서 퇴원할때는 양말도 없이 벌거 벗고 퇴원해야 하는 기가막힌 상황이 된다. 치료야 병원에서 해주지만 옷까지 입혀서 보내 줄 수는 없는게 현실이라면 현실이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파바 여성봉사단은 수천달러어치 옷과 양말 팬티 추리닝 티셔츠 중앙일보 사랑의 점퍼 등 1만개를 모아서 병원측에 보내줬다.
"요즘에는 11월이면 전화가 옵니다. 양말은 많이 있으니 양말보다는 다른 것을 챙겨달라든지 아니면 뭔가 다른게 필요하니 그걸 많이 사달라는 요청입니다. 이제는 아예 당연히 구호물자를 가져 올것이라고 믿는 것이지요."
여성봉사단이 만사를 다 제쳐놓고 좇아 다니는 행사가 하나 더 있다.
LA시에서 주최하는 낚시대회.
LA시정부는 해마다 포스터홈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들과 가족들을 위해서 케니스 한 공원 연못에 해마다 엄청난 양의 물고기를 미리 집어넣고 낚시 대회를 연다. 물반 고기반이니 낚시는 쉽지만 이를 손질해서 밥해주고 음식으로 만들어주는 일에 여성봉사단이 나선다.
심 단장은 "아침부터 버스 15대가 아이들과 가족을 내려놓으면 모두 밥해줘야 한다"면서 "이곳저곳에서 기부 받은 식재료를 음식으로 만드는 것은 우리들이 가장 잘한다"고 말했다.
밥하고 담아주고 나눠주는 일까지 30여명의 여성 봉사자들이 파바 주니어의 학부모 몇명과 600~1000명의 아침과 점심 식사를 책임진다.
물론 여성봉사단이 처음부터 봉사모임은 아니었다.
"원래 다사랑회라고 친목모임을 했지요. 서울 국제공원에서 아침에 걷기 운동하던 사람들이 자연스레 모여서 모임을 이루고 애경사를 신경쓰다보니까 좋더라구요."
하지만 친목모임에서 한걸음 더 나가게 된 것은 파바의 강태흥 회장의 단순한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2005년 7월11일에 '봉사단'을 시작했다.
물론 친목모임을 고집하느라고 봉사단에 합류하지 않은 몇명을 제외하곤 몇년째 타운내 각종 커뮤니티 봉사현장에서 손발을 맞춰 이제는 눈빛만 봐도 뭐가 필요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봉사는 별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체력이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의지와 열정만 있으면 체력도 생기고 정신도 맑아져요. 저희 이래 뵈도 다 70이넘었어요."
그래서 다시 물었다. 봉사에 대한 생각들은 무엇인지.
▷김현숙 부회장: 사랑과 열정입니다. 둘다 있으면 봉사든 뭐든 다 잘하겠죠.
▷임희경 부회장: 기쁨입니다. 봉사할때 기뻐야 해요. 속으로 우러나야 기쁘겠죠.
▷손혜인 부회장: 보람이죠. 당장 보람을 못느낄 수도 있겠지만 보람이 중요해요.
▷최영선 총무: 남을 도와야 해요. 가만 있지 않고 뭔가 도와야 늙지 않죠. 오지랍이 넓다는 얘기 들을 정도로 참견하고 부족한게 없나 살피게 되지요. 이 나이가 되도록 누군가에게 도움 받았던 것에 대한 빚갚음이라고나 할까요.
▷심영자 회장: 몸과 마음을 바치는게 봉사가 아닙니다. 봉사는 내마음의 양식을 키우는 것입니다. 결국 나를 위한 것이죠.
올해는 안타깝게도 낚시 대회는 없다고 한다. 대신 22일 다운타운 스포츠 아레나에서 저소득층 어린이들의 '백투스쿨' 행사에 파바와 함께 참가하게 된다. 머리깎는 부스가 없어서 아이들의 머리깎는 일을 맡게 됐다.
심 회장은 "어머니의 손길이 필요한데는 어디든 가고 싶다"며 "이번 행사에 이발기술이 있는 봉사자가 나오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문의:(213)252-8290
장병희 기자 chang@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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