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비상하고 집념 강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워싱턴 인맥 무궁화교회 박문규 목사 인터뷰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분향소가 차려져 있는 워싱턴한인연합회 사무실.한켠에 생활한복을 입고 조문객들과 김 전 대통령과의 인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박문규(74) 목사(사진)는 김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박 목사는 “김대중 선생을 만난 건 1982년 내셔널 에어포트에서였다. 미국, 일본 기자를 비롯해 환영객들이 얼마나 많았던지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면서 “문동환 목사님이 버지니아에 수도장로교회에서 목회를 시작하고 또 김대중 선생이 만든 민통(민주회복통일촉진국민회의)을 재정비하던 때였다”고 회상했다.
당시 민통의 워싱턴지방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던 박목사는 이러한 인연으로 민통의 의장이었던 김 전 대통령과 2년 반이라는 시간을 워싱턴에서 함께 했다.
박 목사는 김 전 대통령과 함께 했던 시간은 항상 바빴다며 “한국의 민주화를 위한 각종 집회와 강연을 수시로 했고, 한달에 한번은 김 선생이 자신이 살던 아파트 파티룸에 동포들을 불러 친교의 시간을 가질 만큼 동포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었다”고 밝혔다.
또 “김 선생은 내가 보기에 머리가 무척 좋으셨던 것 같다. 비상한 판단력으로 정곡을 집어 내는 능력이 탁월했다”면서 “게다가 집념이 무척 강했는데 말은 안 했지만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집념이 그 누구보다 강해 보였다”고 전했다.
반면 고집도 무척 강해 주변사람들이 직언하는 것을 많이 주저했다고도 말했다.
“김 선생이 명예박사학위를 받았을 때였는데 모두들 ‘김 박사님 김박사님’하면서 부르니까 가만히 계시던 문동환 목사께서 ‘김선생님은 김박사라는 호칭보다 김선생이란 호칭이 더 어울린다’고 하자 그렇게 부르라고 했다”며 “모임이 있을 때도 주변 사람들이 김 선생의 말에 반대의견을 제시하지 못했을 정도로 항상 강한 면을 보여줬다”고 회상했다.
홍알벗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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