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과 슬픔 속 애도 물결…시카고 한인사회 비통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소식에 시카고 한인들은 안타까움과 함께 깊은 애도를 표했다.18일 밤 11시30분 경(시카고 시각) 한국 관련 뉴스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속보를 접한 한인들은 늦은 밤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을 통해 직접 확인했다. 출근길 뒤늦게 소식을 접한 한인들은 김 전 대통령의 서거에 놀라워했다.
점심시간 삼삼오오 한인 식당을 찾은 한인들은 올해 들어 지난 2월 16일 종교계를 이끌었던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하고, 5월 23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이어 김 전 대통령 서거 등 한국 현대사를 이끈 거목들의 연이은 비보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달 13일(한국 시각) 김 전 대통령이 폐렴으로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접한 시카고 한인들은 ‘설마’라는 마음으로 쾌유를 기원하기도 했다.
미주 민통련 마지막 회장을 역임한 김종웅(68) 씨는 “김 전 대통령과는 선친 때부터 정치적으로 연을 맺어왔다. 김 전 대통령 미주 망명 시(1982년) 경제적 도움과 시카고 방문 시 한국의 민주화를 위해 함께 고민했었다”며 “개인적으로는 어려움이 많았지만 조국을 위하는 마음으로 평생을 사신 분이다. 과거 정권으로부터 너무 많은 고통을 받아 행동반경이 적었다. 조국을 위해 더 큰일을 했을 분”이라고 평가했다.
마운트 프로스펙트에 거주하는 석주홍(51) 씨는 “어린 시절 한국을 떠나 한국 정치인은 잘 모르지만 민주화를 이끌었던 고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 잘 알고 있다. 한인의 한 사람으로 한국 정치의 정신적 지도자가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각 지역 향우회 회장들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와병 중이란 소식에 쾌차하실 것으로 기대했다. 지역으로 갈라졌던 한국인의 마음을 화합으로 이끌었으며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제2의 경제 발전을 이룩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든 전직 대통령으로 한인들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편 시카고 총영사관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처럼 영사관내 빈소를 설치했으며 한인회와 호남향우회는 한인회에 공동으로 빈소를 마련했다.
총영사관 이영용 부총영사는 “정부 지침을 기다리고 있다. 노 전 대통령 당시와 비슷한 수준으로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임명환 기자 mhlim@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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