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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와 지금] 해방은 비극의 원천이면서 민족사의 획기적 전환점

1945년 8월 6일과 9일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두 발의 원자폭탄 앞에 '전원옥쇄'를 외치며 '본토결전'을 다짐하던 일본은 무릎을 꿇었다. 8월 15일 정오 히로히토 일본 천황은 연합국에 무조건 항복의사를 밝히는 방송을 했다. 제2차 세계대전의 종전과 함께 이 땅의 사람들에게 최대의 상처와 고통을 준 일제의 식민통치는 35년 만에 그 종언을 고했다.

서대문형무소에서 풀려나 해방의 감격을 온몸으로 분출하는 사진 속 독립투사들과 이들을 에워싼 모든 이의 마음은 홍명희의 시구에 오롯이 담겨 있다.

그러나 그날의 감격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우리 힘으로 싸워 얻지 못한 연합군이 준 '은혜의 선물' 해방은 야누스의 두 얼굴을 가진 판도라의 상자였다.

38도선을 경계로 한 미.소 양군의 분할 점령에 따른 남북분단 520만 명이 희생된 동족상잔 그리고 냉전의 첨예한 대결장화와 분단의 고착화를 초래한 우울한 해방은 이 땅의 사람들에게 축복이 아닌 저주로 다가왔다.

이렇듯 해방은 비극의 원천이기도 하지만 시각을 달리하면 우리의 잠재력을 역사상 최고조로 발산하게 해준 획기적 전환점으로도 자리매김할 수 있다.

대한민국을 중심으로 볼 때 해방은 미국과의 유대를 바탕으로 해양지향의 열린 사회로 급속히 진화해 '한강의 기적'을 일궈내게 한 계기였으며 '남녀동권 사회'와 '타자와 더불어 사는 세상'을 꿈꿀 만큼 성장하게 만든 희망의 원천이기도 하였다.

그렇기에 우리 현대사의 부정적 측면만을 강조하는 성찰 과잉의 시각이나 긍정적인 면만을 부각하는 자긍 과잉의 시각 모두 오늘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역사인식으로 미흡하다. 미래를 위한 바른 거울로서 성찰과 자긍이라는 두 날개를 함께 펼친 균형 잡힌 역사 쓰기가 더없이 필요한 오늘이다.

허동현 〈경희대 학부대학장.한국근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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