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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 큰 교회도 하기 힘든데···무료 서머스쿨 봉사

은혜의 방주 교회 6주 일정 '방주교실'

"오픈을 바로 며칠 앞두고도 교사를 맡을 학생들이 부족해서 쩔쩔 맸습니다. 하지만 걱정은 며칠만에 싹 살아졌죠. 언제 시작했나 싶은데 벌써 6주가 다 지났습니다."

내일(14일)이면 길었던 방학도 마무리 되는 시점이다.

방주교실(The Ark School)의 교사들에게도 6주간의 프로그램을 무사히 마치게 되는 뜻깊은 날이 된다.

"힘들었지만 6주가 6일같이 보람으로 가득찬 날들이었습니다. 며칠전에 시작한 것같이 빨리 지나갔습니다."

교사라고 불리우기에는 좀 앳된 고교생들은 방주교실의 주역들이다. 이들 30명은 9학년부터 12학년으로 구성됐다.

이들이 한 여름 땀을 흘리며 봉사한 프로젝트인 '방주교실'(디렉터 김희숙 전도사)은 '은혜의 방주교회'(담임 김동일 목사)가 2007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세번째 개최한 방학기간에만 문을 여는 '무료 서머스쿨'이다.

정부의 예산난으로 수많은 서머 프로그램이 문을 닫았지만 6주에 80달러라는 파격적인 등록금으로 운영돼 100여명의 어린이들이 의미있는 방학을 보냈다.

그렇다고 프로그램이 그냥 데이케어 수준도 아니다. 서머스쿨답게 철저하게 준비했다. 오전9시부터 오후5시까지 하지만 실제로는 한시간전부터 한시간 후까지 문을 열어놔야 했다.

따지고 보면 100여명의 어린이를 맡아서 서머스쿨을 한다는 것이 출석교인이 수천명 되는 교회에서도 하기 어려운 일이다. 3일짜리 여름성경학교는 많이 있지만 서머스쿨은 쉽지 않은 일임은 더 설명할 필요조차 없다.

지난 1995년 1월22일 문을 연 '은혜의 방주교회'는 25가정으로 구성된 교회다. 14년째 교인이 늘지도 않고 줄지도 않은 그저 작은 교회중 하나일뿐이다. 성인 교인이 80명 중고생까지 따져봐야 34명이다.

서머스쿨을 시작하게 된 계기도 특별하지 않다.

선교 교육 이런 심각한 단어가 아니다. 단지 2007년 김동일 목사가 타운에 있는 도서관에 갔다가 어린이들이 점심때 밥도 못먹고 하루종일 방치돼 있다시피한 모습을 보고 결심해서 시작된 것이다.

물론 교회 장로를 비롯한 교인들이 처음부터 찬성한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기도를 하고 한번 저질러 보자는 생각이 올해로 3번째 클래스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질 수 있게 한 원동력이다.

첫째 문제는 재정. 교인수가 많지 않으니 선교나 교육 자금은 적을 수 밖에 없다. 그런데 누가 무슨 돈을 내서 서머스쿨을 운영한단 말인가.

둘째 문제는 누가 아이들을 맡을 것이냐였다. 교회 중고생이 34명 남짓. 수치상으로는 교사를 할 만한 인원이 턱없이 부족했다.

세째 문제는 단순한 데이케어 수준이 아닌 철저한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문제였다.

그러나 서머스쿨은 당초의 예상과 달리 큰 문제없이 잘 운영됐다. 결코 교인과 교회 사이즈가 이런 사업을 하는데 중요한 조건이 아님을 알려줬다.

"아이들의 먹거리는 의외로 배불리 잘먹였습니다. 맡기는 부모가 어떻게 알았는지 고기를 박스채 사오거나 과일을 가지고 오는 등 계획하지 않았는데도 훌륭한 운영이 가능했습니다. 코앞에 닥치니까 소문을 듣고 멀리 샌호세에서부터 남가주 일대에서 숨은 기부자들이 나왔습니다."

장재광 장로는 "내년에도 4회 방주교실을 틀림없이 열겠다"며 "하지만 보다 더 큰 규모가 될지 비영리 단체를 만들어 상설 데이케어를 만들지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김희숙 디렉터는 "저희 교회가 큰 교회가 아닌데 이런 사업을 한다는게 너무나 자랑스럽다"며 "특히 6주간 쉬지 않고 학생들을 지도해준 교사들이 너무 대견하다"고 말했다.

한편 은혜의 방주교회는 교사들의 봉사를 격려하고 지속적인 봉사를 지원하기 위해서 모임도 만들고 향후 봉사단체를 설립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장병희 기자 chang@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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