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하자] ‘재외동포’재단 ‘재외동포’ 위한 단체로 거듭나길
재외동포들의 활동, 활약 점검하고 지원하는 단체가 되길
특히 한국전이 영원히 지구촌 가족들의 뇌리에서 사라져서는 안된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미국 참전용사들의 노력은 눈물겨울 정도이다.
이방인인 이들마저 한국동란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애쓰는 판국에, 정작 당사자인 한국인들이 손을 놓고 있다면 말이 안 된다는 생각이다.
이들의 힘겨운 노고에 위로와 가능한 범위 내에서의 아낌없는 지원을 행하자.
그 중 한 가지가 한국전쟁이 일어난지 내년이면 60년, 한국전을 후세의 미국인들에게 가르치려는 미군 참전용사들의 간절한 희망인 ‘한국전 국립박물관’ 건립이 구체화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박물관 건립부지도 미국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의 기념관(워싱턴 DC소재) 바로 옆이라고 한다.
‘한국전 국립박물관’이 건립되어 워싱턴을 찾는 미국인 뿐 만 아니라, 전 세계 관광객들의 각광받는 방문지가 되어 한국동란의 발발 배경, 의의, 북한의 잔학상, 한국인들이 이로 인해 받은 마음의 상처 등이 백방에 알려지길 기대해 본다.
한국전 국립박물관 웹사이트(www.kwnm.org)에서 기술하고 있는 건립취지“한국전에서의 희생은 공산주의 붕괴의 초석이 되었다. 한국전 국립박물관의 목적은 한국전의 역사적 중요성을 미국인에게 가르치기 위한 것이다”가 그 빛을 발하기를 기대한다.
미군 참전 용사들의 의욕적이고 감명을 주는 우러나는 행위와는 달리, 해외한인들을 지원하고 문제점을 치유해 주는 기능을 갖고 있는 재외동포재단이 오히려 미주한인들이 미국참전용사를 위해 애쓰는 노력에 대해 냉담함을 보이고 있어 이에 대한 개선이 요구된다.
북가주 한인단체, 사회만 하더라도 금번 방문한 재외동포재단 방문단의 행동이 잘못된 것 같다며 맹렬한 비난을 퍼붓고 있어서다.
전해진 내용은 다음과 같다.
6․25 참전 미군 용사들을 격려하는 뜻 깊은 행사를 지원해달라는 북가주 한인사회의 요청을 자세히 들어보지도 않은 채 재단측은 무조건 ‘노우’했다고 한다.
산타클라라 한인노인봉사회가 한미간 우호 증진을 위해 지난 22년간 한국전 참전 미군용사들을 초청해 감사패 증정과 오찬 대접으로 이들에게 감사함을 표하고 있는 것의 연장선으로 이의 활성화를 위해 재외동포재단에 행사지원을 요청했지만 특별한 사유도 제시하지 않은 상태에서 거절당했다는 것이 사건의 전말이다.
노인봉사회는 행사 운영을 위해 기부금이나 노인들의 호주머니를 터는 등 십시일반으로 경비를 충당해왔지만 경기침체 등으로 더 이상의 갹출이 녹녹치 않자, 명분 있는 행사인 만큼, 지원을 기대했지만 일언반구도 없이 거절된데 충격마저 입었다고 한다.
노인봉사회 회장은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이 마침 산호세를 방문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간담회장을 찾아가 이 행사의 중요성과 지원에 대한 필요성을 역설했지만 이사장은 행사 지원 수용불가에 대한 적정한 답변도 없이 말꼬리를 다른 화제로 돌려 또 다른 물의를 야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행사장에 참석한 한인들은 “재외동포재단의 수장이 미주 지역, 더구나 노인들이 주체가 되어 전개하고 있는 한미우호증진 활동에 격려는 커녕, 찬물을 끼얹는 꼴을 연출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교역할을 해야 하는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이 충분한 의견전달을 행하지 않아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하는 추측도 나오고 있으며 자신들의 이해관계나 관심 밖이면 무조건 안건에서 배제한다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어, 이에 대한 자세한 조사도 요구되고 있다.
해외 거주 한인 2세들의 정체성 찾기에 많은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재외동포재단의 활약상에 대해선 경의를 표한다.
그러나 동포재단의 설립 취지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해외 거주 한인들의 권익 증진에 남다른 기여와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목적도 내재해 있는 만큼 균형 있는 재단의 운영을 주문하고 싶다.
미군 용사 초청 행사라든지 지역 한인회나 상공회의소, 봉사 기관들의 남다른 고국 사랑과 한미 우호 증진에 노력하고 있는 이들에게 특별한 관심도 당연히 기울여야 할 재단의 고유 업무범주라는 생각이기 때문이다.
이사장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 주요도시 순회하며 한인회 관계자들이 만나서 대충 식사나 하면서 방문의 의의를 홍보하는 전시성 홍보에서 탈피, 이번 해프닝을 거울삼아 진정 동포재단이 미주 한인들을 위해 할 일이 무엇인지를 찾아 낼 줄 아는 능동형 재단으로의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홍민기(산호세총국장 mink@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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