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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은행 간부의 수수료 착복

윌셔은행에 재직했던 고위 간부가 수년간 서류를 조작해 대출 수수료를 착복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은행의 도덕성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윌셔은행을 떠난 뒤 아이비 은행의 SBA 부장으로도 근무했던 K씨의 사건은 최근 한인은행이 당면하고 있는 부실의 '뿌리'가 고스란히 들어난 사례다.

당시 한인은행들은 서로 '돈'을 빌려주기 위해 혈안이 돼 있었다. 원거리 대출사무소(LPO)를 열었고 융자 브로커까지 고용해 경쟁적으로 돈을 빌려줬다. 브로커들은 융자 손님을 은행에 소개하고 상당한 수수료를 챙겼다.

윌셔은행 시애틀 대출사무소 소장으로 일하던 K씨는 이같은 관행을 이용했다. 그는 4년간 윌셔은행에서 일하면서 친인척 명의로 융자 브로커 회사를 차려 소개비를 착복했다. 윌셔은행은 K씨의 부정을 알았지만 불법으로 챙긴 수수료를 배상받는 조건으로 사건을 마무리 지었다.



그 뒤 K씨는 아이비 은행에서 3년을 더 일했다. 그가 계속 은행을 다녔다면 K씨 사건은 일부에만 알려진 채 묻혔을 것이다. 또 융자부실의 뿌리를 '경기 탓'으로만 돌리는 은행 경영진의 말을 고스란히 믿어줘야 했을 것이다.

은행의 자기 자본 비율은 10% 수준이다. 다른 일반 기업이 자기 자본의 2~3배 정도를 부채로 안고 있는데 반해 은행은 9~10배 정도의 부채를 가지고 운영된다. 자기 자본의 10배가 되는 남의 돈을 빌려쓰는 것이다. 일종의 '크레딧 재생산'이다.

은행이 갖추어야 할 도덕적 기준은 일반 기업보다 높아야 한다. 그럼에도 대출 수수료 불법 착복과 같은 비도덕적인 사건이 발생한 것은 방만한 경영과 은행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빚어낸 결과다.

한인은행들은 외형적인 성장보다 더 중요한 것이 고객 신뢰를 쌓는 것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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