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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호텔 대출, 가보니 바다 없었다···한인은행 대출부정 드러난 건 '빙산의 일각'

윌셔은행의 대출사무소 소장이었던 K씨의 론브로커 커미션 착복사건 〈본지 27일자 A-1면>에 대해 한인은행권은 '빙산의 일각'이 불거져 나왔을 뿐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 한인은행들의 대출관련 부정은 ▷고객 이니셜 대신 써넣기 ▷허위 서류 작성 ▷ 감정가 부풀리기 등 다양한 형태로 이뤄졌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은행의 융자담당자들중 일부는 론브로커를 통해 실적 높이기에 급급했기 때문에 지금도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은 융자부실이 상당한 수준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인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 대출담당자들은 실적에 따라 성과급을 받았기때문에 융자를 많이 소개해주는 론브로커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했다"며 "이 둘이 친해지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인은행권의 허술한 융자심사 관행도 도마 위에 올랐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바닷가에 있는 호텔이라 사업성이 우수하다고 대출승인 받은 호텔을 직접 방문했더니 바다는 보이지 조차 않는 호텔인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윌셔은행이 2006년 K씨의 대출부정을 인지했지만 당사자와의 합의로 사건을 매듭지으면서 한인은행권이 최근 3년 동안 론브로커에 의한 '부실대출'을 키우는데 일조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인은행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융자 부정에 대한 소문만 많았지 이번처럼 겉으로 불거진 사례가 없어 도덕 불감증을 키운 측면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2002년 부터 윌셔은행 시애틀 대출사무소(LPO) 소장으로 재직하던 K씨는 대출손님을 소개하는 브로커에 은행이 커미션을 제공하는 점을 이용 친인척 명의로 유령 브로커 회사를 설립한 뒤 서류를 꾸며 소개비를 착복했다.

윌셔은행은 2006년 4월 착복한 소개비를 배상받는 조건으로 K씨와 합의했으며 아이비은행 SBA 대출 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K씨와 직원들이 최근 집단 사퇴하는 과정에서 윌셔은행 수수료 착복사건이 한인은행권에 알려지게 됐다.

진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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