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단어 평생 기억하는 비결-1] '영어 단어, 절대로 외우지 마라'
조명현/재미한인 2세 작가
영어 단어를 전화번호나 역사적 사실을 외우듯이 하면 하루에 100~200개씩도 암기할 수 있지요.
그런데 그렇게 해서는 그 단어들의 사용방법이나 이미지가 익혀지지 않기 때문에 기억에 오래 남지도 않을뿐더러, 1분에 600단어 이상을 읽고 흐름을 꿰 맞춰야 하는 독서환경에서는 별 도움이 안 됩니다.
미국과 한국내의 영어교육권에서 지금까지 가장 널리 알려진 어휘 학습교재는 두 가지, 즉 Sadlier Oxford에서 발행한 Vocabulary Workshop과 EPS에서 발간한 Wordly Wise입니다. 학년별 시리즈로 시장에 나와있는 것으로는 이 둘뿐이었기 때문에 미국 내 각급 학교에서도 가장 널리 사용되어 왔습니다. 이 두 교재는 편집 형태나 학년별로 선정된 단어들이 서로 유사합니다.
각 학년마다 250~300단어에 대한 학습을 하도록 되어있는데, 기계적 암기로 학습해도 누구든지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는 평가방식, 부적절한 예문들, 체계적인 복습과정이 없다는 결점 때문에 학습의 장기적인 학습효과가 없는 편입니다.
그 증거로, SAT의 Reading 시험에 나오는 어휘 중에서 90% 이상이 이 두 교재의 6~9학년 과정에서 이미 배웠던 것들입니다.
10학년 교재에 등장하는 어휘까지 포함하면 100% 가까이 됩니다. 그런데 SAT 시험을 칠 때가 되면 학생들은 그 중 상당부분을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마치 처음 보는 단어인 듯이 다시 학습하지요.
그렇게 공부해봐도 SAT에는 별 도움이 안 되지만 그나마 시험이 끝나면 그 단어들을 다시 잊게 됩니다. 이렇게 망각과 재 학습이라는 순환을 덧없이 반복할 뿐입니다. 물론 독서를 많이 하는 학생들은 이 범주에 속하지 않습니다.
영어단어의 기계적인 암기방식이 위와 같은 치명적인 결함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 방법이 아직도 우리나라나 미국 내 한인사회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그건 아마도 우리의 교육 전반에 걸쳐서 어두운 그림자처럼 드리운 “속전 속결”, “우선 앞서고 보자”, “눈앞에 닥친 문제의 해결에만 급급해하는 조급함”, “결과는 나중에 따져보자”, “멀리 내다보면 넘어진다” 등의 말에서 드러나듯이, 어깨를 서로 부딪쳐가며 빽빽이 흘러가는 인파 속에서 우리는 진정한 지름길이 어디에 있는지, 교육의 목표가 무엇이었는지, 가장 효율적인 상승곡선은 어떻게 타는 것인지를 잊어버렸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영어는 좋은 예문 안에서 감각으로 익혀라.
그러면 어떻게 공부해야 외운 단어들이 내 영어의 진정한 기초가 되고, 글을 읽을 때에도 자연스럽게 그 의미가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게 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은 역시 단어를 감각적으로 터득하라는 것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단어의 의미를 감각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바로 독서입니다. 그래서 책을 읽을 때와 비슷한 환경에서 단어를 습득하는 것이 좋은데, 그것이 바로 잘 쓰인 예문을 통해서 공부하는 것입니다.
단어가 지닌 감각적 이미지는 좋은 예문 안에서 한 편의 짧은 드라마처럼 살아납니다. 그 예문 전체를 반복해서 읽어서 암기하는 경우에는 그 단어의 감각이 각인 되는 것은 물론이려니와 그 단어의 사용법을 함께 익히기 때문에 영작문 실력도 신속히 향상되지요.
▷단어의 감각은 상황이 알맞게 설정된 예문들 안에만 살아있다
좋은 예문들은 대개 복문이나 중문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 단어만이 갖는 독특한 상황이 그 안에 설정되어 있어서 그 단어가 가진 느낌을 더욱 강렬하게 만드는 효과를 발휘합니다.
좋은 예문을 읽으면, 익히고자 하는 단어의 의미가 그 안에서 저절로 드러납니다. 그건 물론 그 안에 설정되어있는 상황과 문맥 때문이지요. 이 방식은 독서광들이 사전을 이용하지 않고도 많은 책을 읽으며 어휘력을 쌓아온 방식과 유사합니다.
우리가 언제나 이 같은 표준 학습방식에서 멀리 벗어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영어를 감각으로 익히는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참조: www.ReadingCa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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