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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칼럼] 된장아빠의 버터아들 키우기···아들의 운전 면허

작년에 생일이 되기 6개월 전에 아들은 운전면허 필기 시험을 보았다. 만 16세가 되기 6개월 전이면 필기 시험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아들은 그 날 만을 기다린 것처럼 주말에 차량국(DMV)에 갔다.

그 날 시험을 보고 임시 면허(Permit)를 받은 아들은 운전 면허를 가진 사람이 동승하여 지도하면 운전을 할 수 있다는 법 규정에 의해 아내와 나의 동승으로 운전을 시작했다.

안고 다니던 어린 아이가 어느새 자라 운전을 하니 대견하다는 기쁨이 있었으나, 그것은 잠시였다.

처음에는 조심하고 부모의 말을 경청하던 아들도 서서히 운전이 익숙해지자 겁없이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운전이라는 것이 차량을 움직이는 것이라기보다는 교통 상황 속에서 안전을 지키는 것이라는 것을 아무리 말해 주어도 아들은 잔소리로만 듣는 것 같았다.

아들의 부주의로 종종 위험한 상황을 만날 때면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는 주의성 경고들이 아들에게는 모두 불필요한 잔소리로 들린 것 같았다. 사고가 안났으면 그만이지 않느냐는 표정이었다. 나중에는 아빠가 너무 걱정이 많고, 자기를 너무 안믿는다고 엄마에게 불평을 했다.

아들은 급히 출발하고 급히 멈추었으며, 종종 차선을 변경할 때 안전 거리를 확보하지 않은 채 옆 차선으로 가는 바람에 다른 차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사고 일보 직전에 위기를 모면한 것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교통사고라는 것이 일단 벌어지면 사람이 다치는 일이기에 나의 잔소리는 멈추어지지 않았다.

참고 참고 또 참아서 부드러운 말로 주의를 줄 때는 운전을 하다가 아들이 곧 사고를 당할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생각까지 머리에 떠올랐다. 또 작은 사고를 한 번 당해서 운전 무서운 것을 제발 알았으면 하는 어리석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들은 법 규정이 요구하는 부모와의 운전 연습 시간을 채운 후, 운전학교 프로그램도 순조롭게 마쳐서 이제는 혼자서 운전할 수 있는 증명서를 발급받아 가지고 있다. 곧 법원에 가서 교육을 받으면 정식 운전면허증도 받게 된다. 또 그 동안의 연습과 경험으로 인해서 전보다 조심스런 운전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일주일에 한 두 번 친구를 만나러 차를 가지고 나갈 때면 아내와 나는 아들에게 매번 무사고와 안전 운전을 당부한다. 운전이 익숙해지고 재미있을수록 경계심도 풀어지며, 실제로 십대들의 사고 소식이 끝없이 들려오기 때문이다.

어제는 아들의 운전실력을 점검하고 아들을 격려하기 위해 모처럼 아들에게 운전을 하게 해서 워싱턴 디씨를 갔다. 66번 고속도로를 운전해서 달리는 아들의 눈에는 스피드를 즐기는 기쁨이 가득했다. 잔소리를 일체 하지 않으면서 고속도로를 지나 워싱턴 디씨로 들어갔다.

아들은 좁아진 차선과 늘어난 차량들에 잠시 긴장했으나, 금방 익숙해져서 백악관과 워싱턴 모뉴먼트를 지나 국회의사당까지 무리없이 운전을 잘 했다. 국회의사당 앞 주차장에서만 후진 주차에 서툴러 나의 조언을 들었다.

해질녘 국회의사당 건물을 등 뒤로 하고 서니 멀리 워싱턴 모뉴먼트가 보이고 링컨 기념관이 작게 보인다.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미국 각지로부터 온 관광객들이다. 엄마와 아빠가 아들 딸과 모처럼 마음먹고 미국의 수도를 방문하여 추억 거리를 만드는 중이다.

아들이 서너살 무렵 우리 가족도 그렇게 아시아의 도시들을 여행했던 기억이 난다. 디지털 카메라가 없던 시절, 여행 후에는 늘 사진 인화를 맡겨 놓고 얼마나 기다렸던가? 가족 여행은 그렇게 구성원들에게 추억을 남겨주었다. 저 사람들도 훗날 오늘의 워싱턴 디씨 여행을 기억하고 가족의 추억을 행복하게 여길 것이다.

그나 저나 아들이 운전을 하게 되었으니 아내와 내가 아들이 운전하는 차에 올라 여행을 하는 때가 멀지 않았다고 생각하면 너무 급한 것일까? 오래 전 하루 종일 운전을 해서 몇 개 주들을 관통하는 여행을 할 때, 언제 목적지에 도착하냐며 그림책을 보던 아들이 이제는 스스로 운전을 하게 되었다고 생각하니 세월의 빠름을 또 한 번 느낀다. 아들은 자라도 나는 나이를 안먹는 수는 없을까?

페어팩스 거주 학부모 김정수 jeongsu_kim@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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