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 휴전일에 성조기 조기 게양' 법안, 1.5세 한인여성이 '숨은 역할'
의원 지지 서명 받으러 일일이 방문·호소 편지
숨은 공로자는 LA출신의 1.5세인 김예진(27.미국이름 해나.사진)씨.
부모님을 따라 6세때 미국에 온 김씨가 60년 전의 일인 한국전쟁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미국평화연구소의 특별 연구원 당시 의문이 계기였다.
"한국 역사에 관한 자료를 정리하다가 한국전쟁이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알고 놀랐어요. 한국인이면서 미국인인 제가 한국전쟁의 휴전 한국과 미국의 평화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고민했죠."
이후 대학원에서 전공했던 의회 분야의 지식을 동원해 한국전쟁 관련 자료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힐러리 클린턴 국무부 장관이 2001년 당시 뉴욕주 초선 연방상원 시절 발의했던 이 법안을 찾아낸 것. 이에 김씨는 법안의 주도적 지지단체 역할을 했던 리멤버727(Remember727.org)에 가입해 활발히 활동했다.
그리고 미국 정치권에서 잊혀진 한국전쟁을 이슈화하기 위해 직접 발로 뛰었다. 연방하원의원 435명중 법안 제안에 참여했던 6명을 제외한 의원 429명의 지지서명을 받기 일일이 사무실을 방문하고 참여 호소 편지도 보냈다.
이러한 김씨의 노력이 만장일치 통과라는 결실을 맺었다. 김씨는 또 하나의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다. 오는 26일 오후 6시30분 워싱턴 D.C. 링컨기념관 앞에서 정전협정 56주년 촛불집회 행사를 갖는 것. 이 행사에는 한국의 유명 가수인 원더걸스 박진영 등도 동참한다.
"지난해 처음 연 촛불행사에서 한국 전쟁에 대해 처음으로 알게 됐다는 한인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큰 보람을 느꼈다"는 김씨는 "법안 통과로 올해는 의미가 더 클 것 같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국 전쟁에 쉼표가 아닌 마침표를 찍는데 이바지하고 싶다는 김씨. 그녀의 포부는 겸손한 듯 당차다.
김씨는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으로 유학을 간 특이한 경력도 있다. 서울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외교관의 꿈을 이루기 위해 조지워싱턴대학에서 석사 과정을 마쳤다.
"법안이 상원서도 통과될 것으로 믿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해요. 언젠가는 현재의 휴전이 평화협정으로 바뀌어서 휴전기념일이 아닌 평화의 날로 기념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법안이 대통령 서명까지 마치면 매년 휴전일인 7월27일에는 참전 용사들을 추모하는 성조기가 조기로 게양되게 된다.
이송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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