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스 김의 '부동산 이야기'] 기 막힌 세입자 다루는 법
그레이스 홈 부동산 대표
내용은 이렇다. 새로 들어온 세입자가 너무 잦은 전화와 이메일로 무리한 요구를 하고, 당장 해주지 않으면 렌트비를 내지 않겠다고 협박을 한다는 것이였다. 요즈음의 젊은 집주인들은 여러 웹사이트를 이용해서 에이전트없이 세입자를 찾아 나서는 추세고, 이들도 비슷한 방법으로 새로운 세입자를 구했었다.
그리고 우리 사무실에서 리스(lease) 계약서 용지를 얻어간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도대체 무슨 일인가 궁금했다.
그들은 급기야 “소송 운운하는 황당한 세입자와 지금이라도 계약을 파기할 방법은 없겠느냐”고 묻는다. 또 “버지니아는 집주인과 세입자의 분쟁에서 세입자에게 유리한 주라고 알고 있다”며 변호사를 고용하기 전에 나의 자문을 먼저 얻고 싶다고 세입자가 보내 왔다는 이메일을 전달해줬다. 이메일 내용을 읽어본 나는 아연 질색할 수 밖에 없었다.
이메일의 요구 사항은 수도물의 수압을 높여줄 것, 토일렛(화장실)을 교체해 줄 것, 강도가 조절되는 전등 스위치로 교체해 줄 것, 온도 조절판을 디지탈로 바꿔줄 것을 포함하여, 기타 등등 여러가지를 고치고 정원까지 돌볼 것 등이었다.
원하는 것을 들어주지 않으면 지방 법원 에스크로에다 렌트비를 보내거나, 고쳐줄 때까지 지불하지 않을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이같은 주장의 근거로 ‘버지니아 집주인 세입자 법’ 사이트 주소까지 첨부되어 있었다.
사실 그 법은 이러하다. 전기 와이어(wire), 개스누출, 건축 골조 등 로칼 빌딩코드에 적합하지 않은 집은 세입자가 로칼 정부에 신고하면, 렌드로드는 인스팩션을 받아 30일 안에 위반사항을 고쳐야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을시에 렌트비는 법원의 에스크로에 적립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 세입자가 요구한 사항들은 이러한 법에 해당되는 것들이 아니고, 임대 계약서의 내용이 관건인 것이다. 계약서에 세입자가 요구한 사항들을 집주인이 해주기로 했다면 이건 엄연한 집주인 계약 위반일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표준 계약서에 서명만 했을 뿐 어떠한 첨부 사항이나 부가 계약서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나는 세입자로부터 온 이메일에 임대 계약서 내용을 짚어 가며 답장 쓰는 일을 도와 주었다. 계약서에 명시되어 있는 데로 집의 컨디션은 더 이상의 업그레이드가 없는 현 상태(As-Is Condition)로 받는 것이며, 모든 기계적인 것들이 잘 작동되는 한 집주인은 더 이상의 업그레이드를 해줄 의무가 없다는 것을 명시하였다.
아울러 세입자로써의 의무 사항도 계약서의 페이지들을 참조하라며 강조하였다. 즉 2개월에 한번씩 HVAC 유닛의 필터를 교체해야 하며, 정원을 잘 돌보아야 하고, 거터(gutter) 청소도 정기적으로 해야하며, 어떤 작은 고장이 발생하여도 집주인에게 알려 주어야 하며 한 건당 $100 까지는 세입자가 지불해야된다는 것, 그리고 2주 이상 집을 비우거나, 손님이 2주 이상 머물시에도 먼저 집주인의 허락을 받아 야 된다는 것, 또한 집주인은 사전에 통고 만 하면 언제든 집을 둘러 볼 수 있다는 내용 등을 적어서 보냈다.
그 후 그 세입자는 아무런 불평없이 렌트비를 잘 지불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모든 분쟁은 서명된 계약서의 내용대로 지키면 해결이 된다. 계약서의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으면, 그릇된 주장을 하기 쉽상이다. 공인된 표준 계약서에는 양쪽이 지켜야 할 의무와 책임이 공평하게 분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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