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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수첩] 다른 커뮤니티서 더 존경받는 '우리들의 영웅'

곽재민 기자

지난 14일 '김영옥 중학교'를 결정짓는 투표가 열린 LA통합교육구 본부. 교육구 이사회의 만장일치 찬성 결과가 발표되는 순간 숨 죽인 채 자리를 지키고 있던 100여명의 참석자들은 일제히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이중엔 고 김영옥 대령(사진)이 2차 세계대전 당시 대대장으로 있던 '고 포 브로크(Go For Broke)부대'에 소속됐던 일본계 미국인 참전용사 9명도 있었다.

84세가 최연소일 정도의 '노병'들이지만 모두 깔끔한 제복을 착용하고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영웅'의 이름을 딴 학교가 생겼다는 사실에 어린아이처럼 감격의 눈물까지 흘렸다.

순간 '김영옥'이라는 이름이 도대체 이 일본계 미국인들에게 어떤 존재일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김영옥 중학교'의 탄생 소식으로 커뮤니티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후속 취재가 시작됐다.

그 과정에서 발견한 것은 다른 커뮤니티의 김영옥 대령에 대한 존경심과 관심이 한인사회 보다 훨씬 크다는 사실이었다.

특히 일본 커뮤니티는 김 대령에 대한 무조건적인 존경과 신뢰를 바탕으로 김 대령에 대한 추모와 함께 역사 교육까지 진행되고 있었다.

LA다운타운 리틀 도쿄의 '김영옥 도로' 추진이 결코 즉흥적으로 결정된 사업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미군 최고 영예인 '명예훈장(Medal of Honor)' 추서 캠페인에는 일본유대계 커뮤니티는 물론 연방의원들도 적극 나서고 있다.

유태계 커뮤니티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과 싸워 자신들을 구했기에 은혜를 갚아야 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취재가 계속될수록 부끄러웠다. 김 대령은 한국전쟁에도 참전한 '우리의 영웅'임이 분명한데 오히려 한인사회에서는 잊혀져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 때문이다.

다행히 지금도 묵묵히 김 대령의 재평가를 위해 노력하는 한인들이 있다. '자신의 영웅'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미국사회에 한인 커뮤니티의 발자취를 남기기 위한 일이다. 이들의 노력이 성과를 내고 '기립박수' 받는 날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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