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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깐해진 한국 통관, 구매대행 업체 '휘청'

비타민·건강식품서 신발·의류 등까지 '쉽지 않네'
환율상승·과당경쟁도 한몫…최근 1년새 40%가 문닫아

2~3년 전까지 큰 호황을 누리던 구매대행 비즈니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환율 영향으로 매출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지난해 말부터 한국의 통관규정이 강화되면서 구매대행 비즈니스가 타격을 받고 있다.

구매대행 업주들과 운송업체들의 분석에 따르면 최근 1년간 남가주에 기반하는 구매대행 업체 중 40%가 비즈니스를 접은 것으로 추산된다.

주요 운송업체들의 택배 물량은 최고 30% 까지 줄어들었다. 일부 운송업체들은 도산한 구매대행 업체들로부터 운송비를 받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기도 하다.

전자상거래 솔루션 업체인 파이커넥트닷컴 대니얼 김 대표는 "환율과 과당경쟁으로 '안 그래도' 힘들었던 구매대행업자들이 계속해서 강화되는 통관법으로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영세한 업체들은 버텨나가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 목록통관 배제 품목 많아져

미국 내 구매대행업자들이 가장 많이 취급하는 아이템 중 하나가 비타민 다이어트 제품 등을 비롯한 건강식품. 마진도 높고 수요도 많아 큰 인기를 누렸던 비타민 등의 건강식품이 최근 들어 목록통관에서 배제돼 정식통관인 일반 개별통관 과정을 거치게 됐다.

목록통관일 경우 들어온 물품의 대략적 개수만 확인하고 통관 허용을 했던 것과 달리 일반통관일 경우 까다로운 내용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해 구매대행업자들로서는 한숨을 내 쉴 수 밖에 없는 상황.

목록통관 배제대상물품에는 땅콩 녹차 등을 비롯한 모든 농림축수산물 검역대상과 비타민 단백질 보충제 글루코사민 등의 건강기능식품 비아그라 등을 포함한 의약품 한약재 식품류 과자류 등이 모두 포함된다.

여기에 시계 의류 신발 등 '짝퉁이 의심되는 물품'과 세관장의 주관적 해석에 의존한 '목록통관에 타당하지 않다고 인정되는 물품' 등 까지 일반통관 절차를 거치게 됐다.

대한통운 박상우 팀장은 "구매대행 배송건의 경우 이제껏 목록통관 대 일반통관 비율이 8대2 였는데 최근들어 2대8로 바뀌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식품류를 취급하고 있는 한 구매대행업주는 "일반통관으로 바뀌면서 박스마다 8800원 가량의 통관비도 부과되기 시작해 박스당 1만원 가량 남기며 장사하던 사람들은 도저히 살아남을 길이 없어졌다"며 "게다가 박스를 뜯어 검사하는 과정에서 포장이 엉망이 되거나 제품이 손상되는 경우도 많아 한국쪽 소비자들의 원성도 쏟아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무리한 주민등록번호 요구

강화된 통관법에 따라 최근 들어 세관에서는 일반통관된 물품의 운송시 거래자들의 신분확인을 위해 수신인의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하고 있다.

여러 차례 거래가 내역이 있는 구매대행업자와 소비자 사이라면 주민등록번호를 교환하는데 무리가 없지만 새 통관법에 익숙치 않은 소비자의 경우 쉽게 주민등록번호를 제공하고 싶어 하지 않아 업자들의 어려움이 커졌다.

구매대행업자가 주민등록번호를 기재하지 않은 채 통관 심사를 받게 될 경우 관세사가 일일이 수신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주민등록번호를 받고 나서야 물품을 배송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물품 배송이 지연되는 것은 물론 선물용 등 주문자와 수신자가 다른 물품의 경우 '그런 물품 주문한 적 없다'며 관세사에게 주민번호 공개를 거부하는 경우도 허다하다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 눈속임 통관은 물 건너 가

그동안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은 채 소규모로 구매대행업을 해 온 한인들 가운데에는 개인 용도 배송 물품의 가격이 운송비 포함 15만원 이하일 경우 관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이용 상업적 목적을 숨긴 채 실제 물품가격보다 낮은 '언더밸류(undervalue)'를 기록해 더 큰 이윤을 남겼던 이들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한국 통관측은 이같은 언더밸류 배송품들에 관해 철퇴를 날리고 있다.

조금이라도 의심이 되는 물품에 대해서는 무조건 사실 확인 과정을 거쳐 관세에 과태료까지 부과하겠다는 것.

인근 아울렛에서 액세서리류를 구매해 한국으로 판매해 왔던 한 업주는 "백화점에서는 150달러가 넘는 코치 가방을 100달러 이하에 구입해 한국으로 보내곤 했는데 최근 '언더밸류'로 걸렸다"면서 "실제 구입한 영수증을 보내 사실 확인을 하면 문제가 없겠지만 검색비용에 체류비용 배송이 늦어진 데 대한 고객의 불만까지 생각하면 손해가 엄청나다"고 말했다.

가격 뿐 아니라 물품의 종류와 브랜드명 개수까지 정확히 적어야 통관이 가능해진 것은 물론이다.

■구매대행 비즈니스란

한국에 수입되지 않는 브랜드나 정식 수입품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구할 수 있는 물품 등을 미국에서 온라인으로 주문받아, 택배를 이용해 한국 소비자에게 운송하는 비즈니스 모델. 비타민, 글루코사민 등 건강식품 등을 주로 구매 대행한다.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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